8일 남북정상회담 개최 발표에 대해 범여권은 일제히 환영하고 나선 반면, 한나라당은 반대 입장을 밝혔고 이명박, 박근혜 두 경선 후보 역시 경계의 뜻을 내비쳤다. 정상회담이 12월 대선(大選)에 변수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여권(與圈)의 ‘기대’와 야당의 ‘우려’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정상회담이 그 자체로 대선 표에 연결될지에 대해선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선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이 총선에서 집권세력 득표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임상실험’ 결과가 나와 있다. 더구나 2000년 정상회담은 ‘첫 번째’였고 발표 시점이 선거 사흘 전이었던 반면, 이번 정상회담은 ‘두 번째’이고 선거 넉 달 전이다. 충격 효과가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이 대선에 영향을 줄지 모른다고 보는 이유는 선거의 큰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선거구도며, 정상회담은 현재의 대선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지렛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정상회담은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결합을 뜻한다. 노무현 정부 임기 첫해 1차 정상회담에 대한 특검(特檢) 실시로 두 사람 관계에 금이 갔다면, 임기 마지막 해 1차 정상회담의 ‘유업(遺業)’을 계승하는 2차 정상회담으로 관계 복원이 이뤄지는 것이다.
현재 범여권은 민주신당, 열린우리당, 민주당 등 세 갈래로 나뉘어 지리멸렬하고 있다. 그 갈등의 밑바탕엔 친노(親盧)세력과 친(親)DJ세력 간의 뿌리 깊은 앙금이 자리잡고 있다. 정상회담은 이런 범여권 내 갈등을 덮으면서 한나라당 대(對) 범여라는 1대 1 대진표를 이끌어낼 수 있는 동력을 갖고 있다. 범여 통합에 가장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민주당이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선 범여 다른 정파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범여권은 정상회담이 대선주자들 간의 대결 구도뿐 아니라 유권자 구도에도 변화를 몰고 오기를 바란다. 현재는 노무현 정권의 실정(失政)을 심판하겠다는 70% 가까운 유권자들이 한나라당의 이명박, 박근혜 두 경선 후보 지지로 나뉘어 있는 구도다. 올해 초 형성된 이 구도는 8개월째 변하지 않고 있다. 이런 틀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대선은 해보나마나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범여권은 3대 7로 나뉘는 친노(親盧) 대 반노(反盧) 구도를 5 대 5로 맞서는 구도로 전환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그만한 잠재력을 가진 쟁점은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찬반(贊反) 정도며 정상회담이 그 촉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 시장이 여권의 정치적 계산대로 재편될지는 미지수다. 여권은 작년 한해 유권자를 2 대 8로 나눠 자신들이 8쪽에 서는 양극화 쟁점을 점화시키려 했으나 실패했다. 유권자들은 이번 정상회담도 ‘여권의 대선전략’이라는 냉정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펑양회담은 노무현과 김대중의 단합 카드
- 김창균(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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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8-09, 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