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보컬 그룹 아바의 유명한 노래중에 'The Winner Takes It All'이 있다. 勝者獨食이란 뜻이다.

1절은 이러하다.

I don't wanna talk about things we've gone through,
Though it's hurting me, now it's history.
I've played all my cards and that's what you've done too,
Nothing more to say, no more ace to play.
The winner takes it all,
The loser standing small beside the victory, that's her destiny.

우리가 겪었던 지나간 일들을 이야기하고싶지는 않지만

가슴이 아파도 지금은 역사가 되었다네

나는 내가 가진 카드를 다 써버렸고 당신도 그렇게 하였지

더 이상 이야기할 것도 없고, 더 쓸 수 있는 결정타도 없다네

勝者는 모든 것을 가지고

敗者는 그 곁에 초라하게 서 있으니 그것이 그녀의 운명이라네

인생의 승부를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으로 한 결과를 노래한 매우 철학적인 가사이다. 이런 승부에 걸려들지 말라는 충고인 듯하다.

승부에 모든 것을 걸려면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60%의 가능성에 모든 것을 걸어선 안 된다. 60%의 가능성엔 60%를 걸고 40%를 예비로 남겨두어야 한다.

전쟁도 마찬가지이다. 敵軍을 치는 데 모든 병력을 투입하는 것은 위험하다. 공격에 실패하여 반격을 부를 경우에 대비한 '전략적 예비'를 준비해놓아야 낭패를 당하지 않는다.

군대나 사람이나 退路를 늘 생각해두어야 한다. 가끔 퇴로를 일부러 없애고 모든 것을 거는 장군이 있다. 이른바 背水陣이다. 한니발은 로마의 칸나에에서 배수진을 치고 카르타고 군대를 독려, 로마 군에 이겼다. 임진왜란 때 조선의 申砬 장군은 탄금대에서 배수진을 치고 倭軍과 싸웠지만 전멸하였다.

신립은 敵軍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였고, 배수진을 쳐서는 안되는 늪지대에다가 騎兵을 배치, 自滅하고 말았다. 한니발의 배수진 전술이 성공한 것은 카르타고 군대가 歷戰의 용사들이고, 한니발이 병사들의 한가운데서 함께 싸웠으며, 우회전략을 썼던 덕분이다. 한니발은 로마군의 중앙 돌파 작전을 저지하는 사이에 主力을 로마군의 측면 공격에 돌려 背後를 무너뜨렸다.

박주신 씨의 병역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중엔 세브란스 병원이 공개검증을 할 때 MRI 사진이나 피사체를 바꿔치기 하였다는 확신으로 무장, 자신의 신뢰성과 人格까지 거는 일대 모험을 하는 이들이 있다. 박주신의 MRI 사진이 가짜가 아니라는 것이 병무청, 세브란스 병원, 그리고 박근혜 정부하 검찰의 일치된 판단이란 사실을 너무 가볍게 본다. 90%의 가능성에 100%를 거는 것도 위험한데 1%도 안 되는 가능성에 100%를 거는 승부를 한다면 아바의 노래 가사처럼 더 쓸 카드도 없이 勝者 곁에 초라하게 서야 하는 처지가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박원순 씨가 勝者가 되어 戰利品을 獨食하게 되는데 이는 국가적 불행이 될 것이다.   

의혹제기자들의 공통점은 정보 판단을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한다는 것이다. 사실과 희망을 혼동하게 된다. 이 세상의 일들이 자신의 희망대로 改造될 수는 없다. 의혹제기자는 확신자로 변하고, 확신자는 獨善으로 흐르게 된다. 獨善에 빠지면 충고를 싫어한다. 아니 미워한다.

申砬은 왜군이 鳥嶺을 넘어 탄금대를 향하여 밀려 오고 있다는 보고를 한 軍官을 죽여버렸다. 그런 보고가 군인들을 두렵게 만든다는 이유였다. 나쁜 소식을 전해준 군관을 죽인다고 나쁜 일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정보 오판에서 시작된 獨善은 보통 自害, 또는 자살골로 마무리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