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 예고편

문재인 전 의원은 탄핵정국에서 가장 과격한 말을 쏟아내고 있다. 정권을 다 잡은 것처럼 행동한다는 비판도 받지만 자신감의 발로일 것이다. 작년 12월28일 그는 부산동구청이 일본 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허가 없이 설치한 것을 철거한 데 대하여 맹비난하였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산 시민들의 소녀상 설치는 진정한 독립선언입니다. 부산동구청과 그 배후 세력은 설치를 두려워합니다. 청산되지 못한 친일행위와 다름없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국가기관의 정당한 법집행을 ‘친일’이라고 공격한 것은 전형적인 좌파 선동이다. 그들은 ‘민족’의 이름으로 반미(反美), 반일(反日)을 선동하고, ‘민주’의 이름으로 법치를 부정한다.
동구청은 문재인 세력 등의 공격에 굴복, 소녀상을 돌려주고 불법 설치를 허용하였다. 이에 반발한 일본이 한국 주재 대사와 부산 총영사를 소환하고, 진행 중이던 통화 스와핑 협상도 중단시켰다. 소녀상 설치는 종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韓日)합의정신뿐 아니라 국내법에 위반된다. 박근혜 정부가 무력화된 틈을 타서 공권력이 무조건적 반일세력에 굴복, 법이 짓밟히는 사태를 방치, 결국 외교문제를 스스로 만들고 말았다. 한일관계 악화는 북핵 대응에 필수적인 한미일(韓美日)동맹 균열로 간다. 문재인 씨의 일련의 행동은 그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를 예측하는 데 하나의 예고편이다.

*문재인 씨는 북한의 핵무기 공격으로부터 한국과 미군의 생명을 지켜줄 사드 배치를 중국에 물어보고 결정해야 한다는 태도이다.
*그는 유대인 학살을 방불케 하는 북한정권의 인권탄압 문제를 유엔이 규탄하는 데 동참할 것이냐 아니냐에 대하여도 북한에 물어보고 정하자는 입장이었다고 한다(송민순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 증언).
*그는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일본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 한일군사보호협정에 반대한다.
*그는 보수를 불태워버리자고 선동하고 대한민국의 근본을 바꿔야 한다면서 헌법기관인 헌재가 대통령 탄핵 소추를 기각하면 혁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재인의 노선을 요약하면 친북(親北), 친중(親中), 반미(反美), 반일(反日), 반한(反韓), 반법(反法)이다.


國體 변경

그가 민족주의를 내세우지만 같은 민족인 한국의 보수층을 불태워 타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계급적 인종주의자임을 증명한다. 동족(同族)이라도 같은 편이 아니면 말살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정권의 민족론과 일치한다. 북한정권은 김일성에 충성하는 민족만을 민족의 범주에 넣는다. 그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혜택을 다 누리면서 이런 말을 한다는 점에서 히틀러보다 더 부도덕하다고 말한다면 과장일까?
그는 이런 연설도 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쏟아진 ‘이게 나라냐?’라는 국민들의 통탄은 대통령의 하야만으로는 치유될 수 없는 절망감의 표현입니다. 대통령의 퇴진을 넘어 시대를 교체하고 나라의 근본을 확 바꾸라는 준엄한 명령입니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주권이 바로 서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자는 국민들의 합의입니다.>

‘나라의 근본’은 反共자유민주주의 체제이고 헌법이다. 헌법 1, 3, 4, 10조에 기록된 국가정체성은, ‘개인의 자유와 행복추구권을 불가침의 기본권으로 인정한 바탕에서 우리의 영토인 북한지역을 강점한 북한노동당 정권을 평화적으로 해체, 한반도 전체를 자유민주 국가로 만드는 것’이다. 이게 나라의 근본이다. ‘나라의 근본을 확 바꾸자’는 말은 다른 표현으로는 국체(國體)변경이다. 이는 헌법 개정 대상도 아니다. 이를 사고(思考)가 아닌 행동으로 관철시키려 하면 대역죄이다. 그의 이념성향을 감안하면 민중혁명(계급투쟁론적 혁명)을 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한국의 문제는 근본이 아니다. 근본을 지키지 못해서이다.


나라의 근본을 확 바꾼다?

북한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해 11월23일자에서 남한 언론을 극찬하였다.
‘최순실 게이트’가 “불의와 폭력, 위협에 굴하지 않은 량심적인 언론인들에 의해 그 전모가 나날이 파헤쳐지고 있다”면서 “남조선언론들의 이러한 보도활동은 정의와 진리의 대변자, 시대의 선각자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해나가려는 정당하고 의로운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1월 9일자 사설에서는 올해 남한에서 기필코 ‘민주개혁 정권‘을 등장시켜야 한다고 했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은 ’민주개혁‘을 이렇게 정의한다.
<식민지 또는 반식민지였던 나라들에서 로동계급이 영도하는 인민정권이 수립된 다음 반제반봉건민주주의혁명단계에서 정치, 경제, 문화 분야에서 제국주의적, 봉건적 제 관계를 청산하기 위하여 실시하는 개혁.>
최순실 사건으로 보수세력이 조직적으로 붕괴하고 언론이 反보수적으로 돌면서 대통령 선거를 통하여 종북 좌파 연합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재인과 지지자들이 만들고 싶은 세상의 청사진은 2012년에 제시된 적이 있다.
그해 3월10일,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는 총선 때 후보자를 단일화하고 총선 이후 구성되는 19대 국회에서 양당(兩黨)이 추진하기로 한 ‘공동정책합의문’을 발표하였다. 이 합의문은 종북 및 좌파 세력의 속셈을 드러내었다는 점에서 천기누설에 해당한다.
합의문은 <군복무기간을 단축하고,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신설한다>고 했다. ‘나는 사회주의 신봉자이므로 자본주의 군대에서 복무할 수 없다’는 자들이 처벌 받지 않으면 국민개병제(皆兵制)가 와해된다.
합의문은 또 <호혜평등과 평화지향적인 자주외교를 추진하며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을 목표로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고 했는데, 이는 한미(韓美)동맹을 대체할 중국-북한정권-한국 좌파정권의 연대를 함축한다. 이 합의문엔 북핵(北核) 폐기를 위한 약속은 없고, 남한의 원전(原電) 건설 반대만 있었다.
합의문 중 가장 위험한 대목은 <국가 안보문제 전반에 대한 결정에서 시민참여를 보장한다>란 문장이었다. 종북좌파 정치세력이 ‘시민대표’로서 안보정책 전반에 개입하겠다는 예고였다. 예컨대 장성진급심사위원회에 종북성향 민간인들을 들여보내 반공적인 군인들을 배제하거나, 정훈교육 심의위원회를 만들어 반공(反共)교육을 금지시키거나, 북괴군을 주적(主敵)이 아니라 같은 민족군대라고 가르치도록 할 수도 있다.
합의문엔 국가보안법 폐지가 포함되었고 공무원 집단의 정치화를 노리는 내용도 있었다. <교사와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보장하여 정당한 정치 활동에서 배제되는 집단이 없어지도록 한다>라는 대목이다.
이 합의문은 대기업·군대·공무원·교사들에 대한 정권의 개입과 압박을 제도화하여 반공(反共)자유민주주의라는 나라의 근본을 허무는 길을 열겠다는 의도를 드러냈었다. 2012년엔 국민들이 두 차례 선거를 통하여 이 시도를 막아냈지만 2017년엔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