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6일 오후 李在鎔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特檢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特檢이 보여주기식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지 않나 생각했지만, 법률적 지식이 부족한 필자에게 1월16일자 朝鮮日報 31면 독자투고란에 실린 서정욱 변호사의 “특검수사 常軌(상궤) 벗어났다”는 제목의 기고문은 번쩍 눈에 띄는 글이었다. 기고문 내용을 요약해서 싣는다.

서정욱 변호사는 특검 수사의 본질이 '최순실 등 민간인의 국정농단 의혹'에 있는데도 활동 기간 90일의 거의 절반이 지나도록 박 대통령이나 최순실에 대한 수사는 전혀 하지 못한 채, 어찌 보면 피해자일 수도 있는 기업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수사를 진행해 안 그래도 어려운 경제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 변호사는 정경유착의 非理는 당연히 단죄돼야 하며,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뇌물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어느 정도 기업인들에 대한 수사는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기업인에 대한 수사가 특검의 主 업무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에 대해 '경제 공동체론'이나 '공동 지갑론' 등 법률 전문가인 서 변호사 본인도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법 이론을 앞세워 기업인들을 뇌물공여죄로 압박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무엇보다 피고인들이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법 이론으로 처벌하려면 당연히 그 이론의 타당성 여부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피고인들에게 충분한 방어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기업인들이 도주의 우려가 없는 이상 충분한 방어 기회를 준 후 최종적으로 사법부의 판단을 통해 그때 처벌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 法理를 떠나 상식적으로도 뇌물을 받은 사람은 조사도 하지 않고 뇌물을 준 사람부터 구속한다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는 않는다는 것이 서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런데도 지금 특검은 李在鎔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단지 범죄 혐의를 부인한다는 이유만으로 영장을 청구한 것은 명백한 수사권 남용이고 방어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기업인들에 대한 출국금지도 마찬가지로, 하루만 소환 조사하면 될 것을 오랜 기간 발을 묶어 對外 활동을 할 수 없게 하는 것은 명백한 수사권 남용이며, 재벌 회장이라는 이유로 일부의 反재벌 여론에 편승해 부당하게 압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서 변호사의 말이다. 서 변호사는 특검이 결코 한정된 시간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나라의 오랜 적폐를 일소하려는 것은 지나친 욕심으로, 제한된 인원과 시간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민주적 정당성이나 권한도 없다고 밝히고 단지 법이 위임한 범위 내에서 최순실 등 민간인들의 국정농단 의혹만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면 된다고 못박았다.

서 변호사는 특검이 어떠한 선입관도 없이 오로지 증거에 입각해 팩트를 규명하고 외과 수술하듯 환부를 정확히 도려내는 수사를 해야 하며, 여론에 편승해 미리 어떤 결론을 내려놓고 짜 맞추기나 몰아붙이기식 수사를 해서도 안 된다고 말하고 오로지 '大公至正(대공지정)'의 자세로 엄격하고 공정하게 최선의 수사를 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