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의 불법 대선자금 문제와 권력 핵심층의 부동산 비리 등에 대해 상당부분 증거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다만 관련 비리 내용들을 터뜨릴 시점에 대해서는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 권력형비리조사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준표 의원은 최근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 수사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집중 파헤칠 것을 예고한 바 있으며, 안상수 원내대표도 “2~3건의 권력형비리에 대한 제보를 받고 조사 중”이라고 했다.

우선 홍 위원장이 언급한 노 대통령 관련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상당부분 검찰 수사가 은폐된 의혹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월 숭실대 강연에서 “검찰이 노무현 대통령 측의 불법 대선자금이 야당 자금의 10분의 1을 넘어선다는 사실을 밝혀내자 대통령 측근들이 검찰 손보기 차원에서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를 주장했다”고 말했던 것처럼 수사과정에 권력이 개입했다는 것.

홍 위원장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미 특위에서는 상당부분 관련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위 소속 한 핵심 의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특위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불법 대선자금 문제와 관련해 증거자료를 확보해 놓은 상태”라며 “상당규모 CD(무기명채권)의 넘버까지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특위 관계자는 “CD 넘버를 갖고 있는 게 맞다”고 확인했다.

또 다른 특위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으나, 노 대통령의 당선 이후 모은 자금에 대한 내역도 상당부분 확보하고 있다”고 전해 노 대통령이 대가성으로 비자금을 모았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와 함께 특위는 참여정부 핵심권력층 인사들의 비리혐의에 대한 제보를 받아 조사 중인 가운데, 일정부분 혐의 증거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는 범여권의 대선후보로 나선 인사들도 포함되어 있으며, 주로 부동산 재개발 관련 의혹과 주가조작에 관여한 의혹 등이라는 게 특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내용을 신중히 다루고 있으며, 우선은 대선국면을 살펴본 뒤 적절한 시점에 터뜨릴 것”이라고 했다.

‘적절한 시점’과 관련해 관계자는 “범여권의 네거티브 공세가 심화되는 시기가 될 수도 있고, 그런 공격에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흔들린다면 곧바로 반격에 나서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지윤 기자(kocolit@freezon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