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개혁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북한에 더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미국의 로버트 젤릭 국무부 부장관이 밝혔습니다. 젤릭 부장관은 중국이 북한의 붕괴를 막기 위해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북한이 지금 상태로 계속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젤릭 부장관은 10일 연방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작년 9월 6자회담에서 이뤄진 합의가 북한에 어떤 의미를 던지고 있는지 설명했습니다.

6자회담 합의는 북한 핵문제를 풀기 위한 기본 계획이 담겨 있기도 하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는 북한체제의 생존 전략을 결정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게 젤릭 부장관의 설명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제사회와 단절된 채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중국처럼 개혁개방을 추구할지 결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젤릭 부장관은 비판했습니다. 중국은 북한 핵문제를 푸는데 미국에 협력하고는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북한이 붕괴되는 것 역시 바라지 않고 있어 북한에 적극적으로 경제적인 압력을 넣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젤릭 부장관은 그러나 북한이 지금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거라는 중국의 생각은 틀렸다고 지적했습니다.

ZOELLICK: Where I think the Chinese are wrong is, that they believe the status quo can hold. I don't believe it can.

젤릭 부장관은 북한 정권이 마약거래와 달러 위조 등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그 이유로 들었습니다. 미국은 국가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북한의 불법행위를 그대로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젤릭 부장관은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 체제를 바꾸고 싶다면 얼마든지 길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는 남한이나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 역시 동참해야 한다고 젤릭 부장관은 말했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