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북한 핵폭탄 보유 가능성 낮아”

북한의 핵무기 보유주장은 사실일 가능성이 낮다고 미국 한 핵 전문가가 지적했습니다. 핵 과학자들에 의해 창설된 민간 연구단체 미국과학자협회(Federation of American Scientists)의 아이반 오엘리치(Ivan Oelrich) 박사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과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 같이 말했습니다. 인터뷰에 이진희 기자입니다.
--미국과학자협회가 북한의 무기 체계를 연구한 지는 얼마나 됐나요? 북한 핵무기에 관한 인터넷 웹 사이트가 따로 있던데요?
'북한의 무기체계는 협회가 계속적으로 연구해온 분야는 아니지만, 관련 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북한 무기체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연구한 것은 한 5년 정도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로 일반에 공개된 국가정보원 측의 관측이나, 공식 자료, 신문기사, 그리고 미국을 비롯해 타 국가 정부에서 나온 문서 등 다양한 출처를 통해 얻은 정보를 중심으로 자료를 만들어 놨습니다.'
--북한의 핵문제가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현재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무기 등을 제조할 능력은 어느 정도 된다고 판단하십니까?
'북한의 무기체계에 관한 얘기를 할 때는 특별히 신중해야 하는데, 정보가 아주 적기 때문이죠. 많은 사람들이 제한된 정보만 가지고 북한의 무기체계에 대해 추론하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의 미사일 체계에 대해서는 제법 정보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한 국가가 미사일을 시험하면, 레이더를 가지고 추적을 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얻는 정보는 상당합니다. 미사일 엔진의 유용성부터, 사정거리, 미사일 발달 단계, 그리고 무게까지 다 알 수 있죠.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관해서 가지고 있는 정보는 아주 미미합니다. 더군다나,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저의는 복잡합니다. 북한은 외부 세계가 자신들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믿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핵무기를 개발하면서도, 핵무기 개발 의도가 전혀 없다고 발뺌하는 이란과는 반대되는 상황이죠. 따라서 북한에 실제 존재하는 것과, 북한 당국이 외부 세계로 하여금 북한에 존재한다고 믿게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 좀 더 신중해야 합니다.
2004년 미국의 핵 전문가 시그프리드 헤커(Siegfried Hecker) 박사가 북한의 영변 핵 시설을 방문했을 때, 북측은 기꺼이 핵무기 제조 원료인 플루토늄 표본을 그에게 보여줬죠. 그렇지만, 진정으로 헤커 박사를 감동시키려고 했다면, 적어도 플루토늄 장치나, 핵폭탄 부품 같은 것을 보여 줬어야 합니다, 플루토늄 표본 이상의 것을 보여줘야 했다는 말입니다. 저는, 북한에 핵폭탄이 없다고 생각하는 몇몇 사람 중 하나입니다. 북한 당국이 핵폭탄이 있다고 강조하는 것은 선전 목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북한이 현재 핵무기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박사님께서 지적하신 바대로 의견이 분분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 핵무기를 제조할 능력이 있다는데 동의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죠. 북한은 분명히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의문의 여지가 없죠. 핵폭탄 몇 개는 만들만큼 충분한 양의 플루토늄을 가지고 있죠. 그러나 얼마나 많은 양의 플루토늄을 추출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핵 위협이 세계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라고 판단하십니까?
'현재, 북한은 외부사람들에게 아주 예측하기 힘든 정권으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험한 것입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이미 보유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북한의 구식 발사 체계로는 핵무기가 미국에 도달할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지금 시점에서 북한은 적국의 위협(enemy threat) 수준은 아닙니다만, 위험한 상황인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위협은 빠른 속도로 심각한 수준이 될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언제든 미사일이나, 핵무기를 시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이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