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터넷언론협회 주최]

조갑제의 기자교실 제2기 제7교시 강의록

주제: 위기의 한국언론

변희재 런아시아 편집장

오늘은 포털 사이트에 관련해서 이야기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은 신혜식 대표가 있는 인터넷언론협회에서 제가 하는 포털 관련 일을 많이 도와줬습니다. 그런 중에 오늘 기자 관련 강연에 초청하셔서 포탈 관련 이야기를 해보자 하시길래 왔습니다.
사실 오늘 이 자리가 조갑제 선생의 기자교실이라는 것은 알지 못했었구요, 나중에 보도자료를 보고 알았습니다. 신혜식 대표께서 저를 추천했을 때 내부에서 예상을 했겠지만 저도 왔다갔다 하니까 의도가 뭐냐부터 해가지고 전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여기서 하는 발언 하나하나가 만약 기사로 실리게 됐을 때 어떤 봉변을 당하게 될지 모릅니다. 그래서 신중하게 발언을 하려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 사이의 갈등 때문입니다. 하나의 사례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사실 이것은 제 개인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 정도로 한국 사회가 진보 보수라는 개념으로 대립하면서 인간성까지 침해할 정도로 갈등이 심하구나 느낄 수 있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제가 서프라이즈 대표를 할 때 이한우 당시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쓴 글에 대해서, 제가 이한우 논설위원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인문학자로써의 이한우’라는 글이었습니다. 그 분도 인문학 박사니까. 비판적으로 쓴 이 글을 계간지에 기고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강준만 교수 부산 강연회 때 강준만 교수와 함께 차를 타고 내려가는 데 이한우 위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너도 인문학 전공했으니까 한 번 만나서 이야기해보자’는 겁니다. 그 당시 옆에 있던 강 교수에게-강 교수도 안티조선의 대명사 아닙니까-어떻게 할까 물어보니까 가라고, 가서 만나보라고 하는 겁니다.
만나서 한 3차까지 술을 마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일단 언론계 대선배신데 제가 무례한 표현을 썼던 것에 대해 미안한 감정도 있고 해서 잘 이야기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게 나중에 서프라이즈에서 서영석 대표하고 저하고 싸움이 붙었을 때 이한우 위원하고 같이 술 마셨다는 사실을 서프라이즈 메인 화면에 걸어놔서 한 3만 명이 그 기사를 봤습니다. 제목도 ‘변희재-조선일보 이한우와 술먹다’ 그게 미디어에서부터 신문에까지 실리더라구요. 그 와중에 유탄을 맞은 사람이 진중권 씨입니다. ‘이 이한우라는 사람은 진중권과 형님 아우하고 지낸다’라고 제가 말한 것까지 기사가 나가는 바람에 난리가 났습니다.
그 당시 서프라이즈 메인화면에 저하고 진중권 사진이 크게 걸려가지고 지금 서프라이즈 논객하는 김동렬 씨가 셋 다 논객 은퇴하자 뭐 이런 식으로 글을 썼거든요. 그 때 당시 저로써는 私的으로 술 마신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미리 이한우 위원 만난다고 내부적으로 이러이러한 문제로 만난다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나중에 갈등이 되니까 그걸 이슈화시켜서 사람을 공격하는 방식들. 그게 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에 또 제가 여러 가지 해명을 하는 와중에 잘못한 게 하나 있습니다. 이게 이한우 위원에게 미안한 부분입니다.
제가 해명글을 썼을 때 ‘내가 이한우 위원을 만난 것은 직접 만나서 조선일보의 약점을 한 번 캐보겠다 그런 의도로 만났고 앞으로 다시는 조선일보 기자와 안만나고 술도 마시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던 겁니다. 당시로써는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그런 분위기가 있었지만 한 1년 정도 지나니까 그게 아닌 겁니다. 이한우 위원도 어떻게 보면 저한테 여러 가지 좀 더 정보를, 서로 기자니까, 정보를 캐려고 만났을 수도 있겠지만 그걸 제가 대놓고 공개적으로 ‘조선일보 약점을 찾기 위해 만난다’는 글을 쓰고 다시는 안만나겠다는 선언을 했던, 이런 것들이 과연 괜찮은 것인지 상당 부분 많은 것을 고민했고 ‘아, 이것은 양심에 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자란 것은 어쨌거나 어느 누구든 그 사람의 지위고하에 관계없이 만나서 대화를 해야 되는,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나가는 하나의 매개체라고 봅니다. 그런데 기자가 陣營論(진영론)에 갇혀서 여기는 안만나고 만난 것을 사과하고 다시 안만난다고 선언을 하는 건 이것은 기자 윤리에도 안맞고 사람으로써도 안맞는 거 같습니다. 그럼 제가 뭐 신 대표를 만날 때도 저 사람 약점을 잡기 위해서 맨날 이래야 되느냐 하는 거죠.
그 다음, 제가 예전에 어디에서 한 번 성토하는 글을 쓴 게 있었습니다. 국회 출입할 때였습니다. 유시민 의원하고 정청래 의원, 임종인 의원이 국회 기자실을 거의 문을 차고 들어와서 조선일보 기사를 치켜들면서 ‘이거 쓴 사람 나와보세요’ 이러는 겁니다. 그런데 그게 조선일보 정우상 기자가 쓴 기사였습니다. 당시 4대 입법 통과문제 가지고 한참 문제가 있을 때였습니다.
그 당시 임종인 의원과 정청래 의원은 예의바르게 있는 반면, 유시민 의원은 신문 흔들면서 이 왜곡 기사 쓴 사람 나오라고, 손들라고 그러고 정우상 기자는 뒤에 팔짱을 끼고 이렇게 있었습니다.
그 기사의 내용이 뭐냐하면 김원기 국회의장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국회의장이 4대 입법을 직권상정 안하니까 유시민 의원 쪽에서 ‘저 왜 안하냐, 국회의장을 국회의원 많이 한 사람을 대충 시키니까 저런 거 아니냐, 이제 제대로 뽑자’ 이렇게 말하는 바람에 김원기 의장이 그걸 보고 열을 받았거든요. 이런 버릇 없는 것들 하면서. 김원기 의장이 이렇게 세게 나오니까 부랴부랴 와서 수습을 한 겁니다. 그런데 유시민 의원이 왜곡보도라면서 해명 자료와 성명서를 줬습니다. 그런데 성명서 내용이랑 정우상 기자가 쓴 내용이랑 차이가 없는 거에요. 똑같은 겁니다. 제가 질문을 하고 싶었어요. 정우상 기자의 기사와 당신의 해명이 대체 뭐가 다르다는 거냐라고 말이죠. 그러다가 나중에는 싸움이 났어요. 이 쪽에서 유시민 의원이 계속 야유를 하니까 조선일보 기자들이 세 명이 앉아가지고 ‘저 새끼들 뭐냐’라며 욕을 했죠. 그런데 옆에 있던 유시민 의원 보좌관들이 기자들에게 몰려가서 뭔데 하며 따지고 멱살잡고 싸우는 거에요.
이 일에서 제가 놀랐던 부분은 이겁니다. 국회에서 브리핑 룸이라는 것의 의미가 무시당한 거죠. 국회는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는 기관이고 거기에 브리핑룸을 만들었다는 것은 국민들과 의원 간에 의사소통을 시키는 기자들을 보내서 권력을 제대로 감시하라는 그런 하나의 공간입니다. 그런데 그 방을 국회의원들이 문을 차고 들어와서 ‘기사 쓴 놈 나와라’ 이런 수준의, 어떻게 이렇게 기사를 썼냐 항의를 하고 심지어 그것을 기자들이 불평했다 해서 보좌관들이 기자 멱살을 잡으려 하는,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거기 대해서 어느 누구 하나 기사 하나 안 썼다는 것 등이 정말 실망스러운 겁니다. 그런 일이 생기면 진보 매체고 보수 매체고 관계없이 브리핑 룸에서 정치인들 쫓아낸 후 기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기사를 써야죠.
저는 그것은 일단은 조선일보 쪽은 기사 왜곡 시비가 있었으니까 못썼다 하더라도 한겨레나 오마이가 썼어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끝나고 이야기하는 거 보니까 조선일보 기자가 잘못했다는 사람도 있고 유시민 의원이 잘못했다는 사람도 있고 진보-보수가 또 갈려서 언론사끼리도 싸우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이 일이 벌어진 후 6개월 지난 다음에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안티조선 시작한 지가 벌써 7년째 되는데 7년 동안 조선일보와 싸우면서 언론 내에서도 진영이 갈라지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언론개혁운동에 정치권력이 너무 깊숙이 개입하다보니까 실제로 언론인 간의 연대라는 것은 완전히 무너져 버리고 친정부 언론은 여당과 붙어버리고 반여당 언론은 야당과 붙어버려서 완전히 엉망이 돼버리고 있다는 겁니다.
사실 언론이라는 것은 하나의 연대체를 이뤄서 정치권력, 경제권력을 같이 감시해야 하는데 그게 지금 무너져 버렸다는 겁니다. 여성운동에서 그런 표현을 씁니다.
‘여자와 남자는 매우 다르지만 세상에서 남자와 가장 닮은 존재는 여자다’
저는 안티조선을 계속 해왔던 입장이지만 요즘은 조선일보 기자와 자주 만납니다. 포털 문제와 연예기획사 문제 때문에 만나는데, 만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조선일보 기자들을 보면 저하고 완전히 이질적인 존재들로 생각했습니다. 심지어 ‘저 사람들 정말 나랑 같이 생각하고 나랑 같이 세 끼 먹고 잠도 잘까’ 이런 생각까지 할 정도로 이질적인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똑같이 글 쓰는 사람이고 기자로써의 역할 등에서 봤을 때 최소한 제가 좀 괜찮게 생각하고 지지하는 정치인과 나와의 관계보다도 오히려 나와 더 가까운 존재일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이데올로기 이전에 언론 본연의 역할에 대해서만큼은 같이 공감하고 공유해야 할 부분은 공유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걸 지금 반드시 해야 되는 절박한 상황들이 있습니다. 언론 시장이 지금 완전히 초토화되고 있거든요. 아주 심각할 정도로 무너지고 있습니다. 그럼 이런 상황에서 지금 누가 안전한가. 종이신문들이 위기라는 것은 다 아실 겁니다. 그걸 인터넷 신문이 파괴하고 있다고 사람들이 이야기하는데 그럼 인터넷 신문은 또 잘 되고 있느냐 하면 인터넷 신문도 다들 위기죠. 그럼 방송사 잘 나가느냐 하면 방송사들도 어마어마한 위기입니다. KBS, SBS, MBC 방송 3사 다 위험합니다. 어느 매체 할 것 없이 다 위기입니다. 우리 사회는 총체적인 언론위기를 지금 경험하고 있거든요. 하나의 이데올로기의 위기가 아니라 언론 전체의 위기입니다. 그러면 여기에 공동 대응을 하는 것이 필요한데 지금 상황에서는 도저히 공동대응을 할 수가 없어요. 조선일보, 한겨레 갈라져 싸우죠, 방송사와 신문사 갈라져 싸우지, 인터넷 신문사들도 서로 갈라져 싸우고 있습니다. 우리가 공통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가 있는데 그걸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 수단도 없고 수많은 언론협회가 있지만 협회들끼리도 갈라지고 찢어져 있기 때문에 서로 합의를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이게 왜 이렇게 됐냐 생각해보면 정치 권력 때문이라고 봅니다. 정치권력이 과도하게 언론계에 개입을 해서 언론을 이용해먹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상 안티조선 측이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합니다. 지금까지 안티조선이 조선일보를 비판할 때 가장 큰 논리는 사실왜곡 보도라는 것도 있었지만 조선일보가 늘 자랑했던 게 최다 장관배출 언론사-조선일보에서는 이런 걸 자랑했거든요. 그건 실제로 미국이나 프랑스 쪽에 있는 언론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한 번 언론사에 있으면 끝까지 언론에 있는 거지 중간에 권력의 땅으로 넘어가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건데-라는, 그런 부분들을 늘 비판해 왔거든요. 조선일보 기자라면 언론인을 계속해야지 왜 자꾸 장관을 많이 배출하고 정계에 많이 나가느냐. 그런데 안티조선 쪽에도 정권이 상당히 이용해 먹으려고 들어온 게 있고 그러다보니까 할 말이 없습니다. 안티조선 쪽 사람들이 얼마나 정치권에 많이 들어가 있느냐 하면-이건 뭐 제가 통계를 낸 적은 없지만-안티조선을 이끌어 왔다는 김재홍 교수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은 동아일보 논설위원 출신입니다. 그런데 김재홍 씨 같은 경우 그런 거 없이 뭐 국회의원 선거 한 두 달 전에 갑자기 공천심사하다가 자기가 비례대표 딱 찍어서 들어갔습니다. 반면 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조희천 후보가 유시민 의원 지역구에 출마한 적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6개월 사퇴시한을 지키고 출마했습니다. 조기숙 교수 같은 경우에는 4월 15일이 총선인데 4월 13일 한겨레에 여당 지지글 쓰고 4월 14일 들어갔다가, 들어가면 교수 자리 내놔야 되니까 다시 철회했습니다. 그러다가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들어가고. 이런 행태들.
그리고 지금 몇몇 언론 매체의 편집장 출신들이나 논설위원 출신들이 정권과 청와대에 너무 많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죠. 민언련 출신 교수들도 너무 많은 감투를 가지고 있고. 이런 것은 예전에 언론개혁하겠다던 우리가 다 비판했던 것이 아니냐, 거기에 대해 해명을 해야 될 것 아니냐고 묻습니다.
이들은 ‘언론이 정치권력과 소통하면서 들어가는 것도 괜찮다’ 이런 일체의 해명도 없이 이 쪽이 권력을 잡으니까 하는 행동이 오히려 옛날의 조선일보가 하는 것보다 더 심하게 정치권력이 개입이 돼 있다고 보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안티조선의 의미가 뭐냐는 말이죠. 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안티조선에서 분명히 내적성찰과 자기반성을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러니까 제가 지금 보기에는 현재 안티조선 진영에서 조선일보를 비판하는 방식이 왜곡보도에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에 대한 차이점으로 이슈를 몰아가는 것 같아요. 대표적인 게 파병 문제입니다. 조선일보는 파병을 찬성한다. 안티조선 쪽은 당연히 파병을 반대하겠죠. 그러나 그건 하나의 전쟁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 아니냐는 거죠. 저는 물론 파병반대론자인데 파병을 반대하는 논리가 한 열 몇 가지 있다면 파병을 찬성하는 논리도 한 열 몇 가지 있겠죠. 그럼 이 주제는 이제 토론의 장으로 넘어가는 것이거든요.
제가 기억하는 초기의 안티조선 문제는 외신을 번역할 때-특히 김대중 주필, 번역할 때-슬쩍 왜곡하고 이런 행태들을 보였는데 지금에 와서 조선일보 기사를 비판하는 논리는 조선일보가 이걸 왜곡했다기보다는 하나의 중요한 관점의 차이에 대해서 지적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관점이 다른 문제는 안티조선에 대한 이야기이기보다는 하나의 생산적 토론까지도 가능한 주제라고 봅니다.
세 번째 안티조선의 논리 중에는 ‘전체 종이신문 시장의 70%를 조중동이 잡고 있다. 그것은 기사의 가치가 높아서라기보다는 유통문제였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 저는 약간 다르게 봅니다. 지금은 종이신문의 위상이 너무 낮아졌기 때문에 인터넷이나 방송이나 미디어라는 것에 있어서 좀 더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구요. 오히려 신문 유통 문제에 있어서는 좀 더 종이신문에 대해서 애정을 갖고 그런 측면에서 접근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제부터는 안티조선 측에서도 조중동 스스로 신문시장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게끔 대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신문유통의 문제입니다. 신문유통원에서 조중동이 빠져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신문유통원이라는 것은 종이신문 배달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국가가 유통체계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종이신문 하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제도일 수가 있어요. 그런데 이게 만드는 과정부터 원장을 인선하는 데까지 너무도 또 당파성 논쟁이 들어가니까 이렇게 트러블이 있는 상황에서 유통회사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도 심층적으로 대화를 해서 전체 신문이 살 수 있는 방법으로 소통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한 이 이야기들은 한가하게 토론해보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언론계의 현안으로 닥쳐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하나하나 잘 해결하지 않으면 뭐 조중동이고 뭐고 다 포함해서 언론 자체의 권위가 급격히 추락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언론의 위상이 완전히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추락할 수 있습니다. 그런 나라들이 굉장히 많아요. 사실 한국은 굉장히 특별하게 언론이 권위를 잡고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가다보면 언론의 존재 자체가 아예 없어질 겁니다. 서구식 민주주의에서도 이야기하지만 언론이 없는 민주주의는 상상을 할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사실은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조차도 투표율이 30%, 40% 밖에 안나오는데 그런데 지금 잘못하다가는 그렇게 간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계속 올해들어서 포털 문제를 만들어 가지고 깃발을 들고 나왔는데 저는 이 포털 문제는 조중동과 한겨레, 오마이, KBS, MBC까지 다 포괄된 문제라고 봅니다. 누구도 지금 포털하고 손잡아서 이득을 못보고 있고 전체 언론사가 포털에게 휘둘려서 잡혀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것은 언론사 공동대응이 필요하거든요.
지금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80여 개 정도 언론사의 컨텐츠를 갖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막강하다는 KBS나 조선일보가 빠진다고 해도 네이버는 끄떡도 안합니다. 나머지 가지고 충분히 해결한다는 겁니다. KBS나 조선일보가 독자적으로 움직여봤자 상대가 안된다는 겁니다.
하지만 만약 방송협회 하고 신문협회, 기자협회 정도가 연대한다면 포털 정도는 얼마든지 견제하고 빠져나올 수 있는데 지금 그걸 안하고 계속해서 서로 싸우고 누가 먼저 죽을지 지켜보는 식으로 가고 있으니까 문제라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제가 올해부터 조선일보 쪽 기자들도 굉장히 많이 만나고 한겨레 신문사는 거의 스케쥴도 잡지 않고 찾아가고 각종 단체와 협회를 언론노조부터 기자협회를 다 찾아가서 이야기하는데도 꿈적도 안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도 답답해서 기자협회 회장에게 이런 이야기를 메일로 적어 보내니까 글을 쓰라고 해요. 그래서 글을 쓴 게 있는데 제목이 ‘상상 속의 종로 서적과 포털 사이트’란 글입니다.
종로서적이 망했잖아요? 그거 망한 이유가 올드 미디어로써 망했다는데 문제 자체가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만약 그렇다면 종로서적을 한 번 살려본다고 합시다. 어떻게 살릴 수 있느냐. 일단 제 생각에는 종로서적에 있는 모든 책을 무료로 나눠줘요. 그러면 아무리 한국 국민이 책 안읽는다고 해도 공짜라면 달려드니까 그렇게 하면 1백만 명이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면 공짜로 막 책을 들고가겠죠. 거기다가 음반, DVD를 공짜로 풀고 포르노 테이프 같은 거 공짜로 풀자는 겁니다. 그러면 몇 백만 명이 몰려와 다 가져갈 겁니다. 그렇다면 종로서적은 무엇으로 수익을 올리느냐. 사람이 엄청 몰리니까 거기다가 광고 전단을 뿌리자는 거죠. 그 수익 가지고 운영을 해서 종로서적이 과연 수익을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나중의 일입니다. 지금 제가 이야기한 이 영업방식이 포털 사이트라는 거거든요.
포털에 사람이 왕창 모이고 이러는 걸 신기술이라고 말합니다만 저건 신기술도 뭐 아무것도 아닙니다. 모든 뉴스와 모든 불법 저작권, 불법 사진들, 거기다 포르노까지 카페를 만들어 왕창 올려놓고 ‘다 공짜로 봐라’ 그럼 하루 몇 십만 명씩 들어가는 건 당연하죠. 거기에다 가지고 광고붙여서 장사하는 거 아니에요. 또 포털의 영업방식이라는 것이 뉴 패러다임이 아니라 실제로 아주 간단하고 전통적인 방식인 무료. 무료라는 것하고 저작권, 초상권, 명예훼손을 침범하는 위법, 이 두 가지가 핵심이라는 거거든요.
이 두 가지는 지금 처음 들었을 거에요. 포털 이야기하는 데 이런 이야기하는 사람 없을 겁니다. 그럼 포털에 대해서 이 두 가지 불법과 무료라는 영업방식을 어느 언론사가 지적했느냐는 거에요. 이것은 어느 언론에서도 지적 안하고 있습니다. 포털 뉴스는 아직까지도 몽땅 퍼옴입니다. 인터넷부터 종이신문부터 방송까지. 그런데도 포털을 비판하는 언론사가 없어요. 제가 운영하는 안티포털 사이트가 있는데 거기에 안티포털 명예의 전당이라고 있습니다. 거기에 한 스물 세 명 정도의 사람들이 올라있습니다. 포털 비판한 글을 쓴 사람들. 하지만 그 중 상당수는 저희가 메일 보내고 찾아가고 전화해서 써달라 해서 쓴 글입니다. 자발적으로 쓴다는 건 거의 없습니다.
그 이후에 한 6월 이후에 쓴 기사들은 전부 다 우리가 포털 사이트 피해자 모임 만들어 가지고 피해자가 기자회견하고 이렇게 해서 기사 쓴 거예요. 그거 이외에는 포털을 비판하는 언론사가 한 번도 없었다는 겁니다. 초반에 조선일보가 좀 할 거 같이 하더니 진성호 부장을 보니까 완전히 親포털 인사같더구만요. 기자들은 해보려고 그러는데 위에서 막았는지 안 들어가고 한겨레도 여러 매체부 기자들은 정말 하려고 그러는데 위에서 막았는지 도저히 쓰지를 못하고 KBS도 미디어 포커스니 시청자 위원회 할 때 여러 번 이야기를 했는데도 기사를 안 써요. 절대 안 내보내고. 포털 비판은 안한다는 거예요. 이렇게 포털이 잘못하는 무료와 불법이라는 영업방식이 있는데 그걸 지적 안하고 그냥 내버려두니까 포털의 요구사항이 넘쳐나죠. 그리고 나서 이쪽에서 하는 이야기들이라는 게 포털의 언론 장악은 이미 대세라는 겁니다. 그래서 포털과 윈윈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거죠. 이 이야기가 똑같이 나옵니다. 안티조선이든 親조선일보든 똑같이 나옵니다. 제가 아무리 토론회에 가서-사실 토론회에 잘 시켜주지도 않아요. 민언련 같은 단체는 포털 관련 토론회를 두 번인가 했는데 저는 완전히 배제시키거든요. 심지어는 방청석에서 이야기할 때는 마이크를 뺏어버리는데 그 정도로 포털에 대해 이야기를 안 합니다.
처음에는 저는 진성호 부장이 안티포털에 관심이 있기에 ‘아, 조선일보는 反포털이고 안티조선은 親포털이다’ 생각했는데 둘 다 똑같은 거예요, 나중에 보니까.
그런데 조선일보는 그렇다 칩시다. 그런데 왜 안티조선 쪽에서는 포털을 그렇게 좋아하며 심지어는 포털 피해자 모임에서 포털에 대해서 국가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도 이건 자율적으로 하자고 그럴까. 그 자율적이라는 개념은 제가 볼 때는 모순입니다. 그럼 왜 조중동은 자율적으로 안 내버려두는지 모르겠어요. 네이버나 야후는 모두 다 자율적으로 기업 자율에 맡기자는 게 안티조선 진영의 이야기인데 그렇다면 조중동도 자율에 맡기면 되는 것 아니냐. 왜 조중동은 규제하고 포털은 내버려두자는 이야기냐 하는 거죠. 제가 보기에는 이런 게 있는 거 같아요. 지금까지 너무 조중동 하나에 매몰되다 보니까 조중동을 약화시킬 수 있는 모든 것과 연대를 하겠다는 거에요. 그러지 않고서는 이런 행태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저는 조선일보의 진성호 부장이 포털을 좋아하는 것은 포털과 큰 사업을 하겠다는 뜻이 있거나 조선일보를 포털로 키운다던가 이런 사업적인 이유가 있다고 추측을 합니다. 답을 안 해주니까 추측입니다. 그런데 이 언론개혁 진영에서 포털을 감싸는 것은 포털과 연합뉴스와 무가지들로 언론시장을, 특히 종이신문 시장을 위축시키겠다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 다 모두 추측입니다. 왜냐하면 구체적인 답변을 못 들었으니까. 왜 그런지 아무도 답을 알려주지 않고 있어요.
그렇게 질문하고 토론에서 이야기하고 공개편지 쓰고 했는데도 포털을 규제하는 데 있어서 아무도 답을 안 하니까요.
그러니까 이제 참 재미있게 되잖아요. 제가 볼 때 포털은 위법과 무료라는 덤핑영업을 하고 있는데 언론의 양 진영에서는 아무도 견제를 못하고 있는 겁니다.
외국의 포털을 예로 들어 볼까요? 미국이나 일본의 포털을 들어보세요. 일본의 라이브도어 닷컴이나 야후 재팬, 미국의 야후 닷컴이나 어느 포털에서 저렇게 뉴스 서비스를 거대하게 하는 곳은 없습니다. 그나마 야후같은 경우는 통신사 서너 개로 서비스를 하는 정도의 차원이고 구글이라는 세계 최대의 포털 사이트는 검색 말고 하는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건 걔네들이 안하는 이유가 있다는 겁니다. 포털이 저렇게 함부로 할 수가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블로그 서비스 같은 것을 마음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그 곳에서는 잘못해서 명예훼손 소송이 걸리면 몇 백억씩 걸리거든요.
여러분들 네이버 댓글 보셨죠? 그 중 절반이 명예훼손입니다. 그리고 블로그나 동영상 보면 이런 건 저작권 위반 아닙니까? 미국에서 네이버가 저렇게 영업했다가는 몇 백조의 소송이 걸릴 거 같아요. 명예훼손, 저작권에서부터 초상권까지. 그러니까 미국 포털이나 일본 포털은 우리나라 포털처럼 할 엄두도 못내는 거고.
미국의 유력지들, 워싱턴 포스트나 뉴욕 타임스는 포털에 기사를 주지 않죠. 하나의 기사를 자기들이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 자기들의 영향력 확보라는 측면에서 안하기도 합니다. 만약 뉴스를 포털에다 마구 제공해서 서비스를 시작하면 자기들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데 그걸 왜 하느냐 하고 묻습니다. 일본의 유력지들, 요미우리부터 산케이까지. 거기는 아예 유료화입니다. 포털에 주기는커녕 자기 사이트에서도 유료화를 합니다. 그런데 지금 한겨레 독자 배가 운동하는 홍세화 선생님과 한겨레 기자하는 제 동기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반적인 독자들은 포털가서 공짜로 보고 있는데 내가 왜 한겨레를 돈 주고 사봐야 되냐’ 이러면 답을 못해요. 이건 조선일보 가서 똑같이 물어보면 답을 못할 거예요.
포털가서 조선일보 검색하면 전부 나오는데, 모든 기사 다 공짜로 보는데 심지어는 주간조선까지 다 공짜로 보는데 그걸 왜 돈을 주고 사보느냐. 그럼 어떤 답을 할 거 같아요. 제가 직접 질문하니까 한겨레신문에서는 그냥 웃었거든요. 제가 볼 때는 이해가 안 되는 거에요, 왜 이러는지. 왜 빨리 죽는 길로 가느냐는 거죠.
그래서 아마 제가 이번 주 안에 한겨레 편집국장하고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에게 공개편지를 쓸가 싶어요. 왜 이렇게 죽는 길로 가느냐고. 그러는데도 계속 돌아다니면서 우리 신문 독자 떨어진다, 신문 봐달라고 그러잖아요. 한겨레도 다 독자배가운동하고 그러고 다니는 거 아니에요. ‘나는 조선일보 공짜로 본다’ 이게 뭐가 문제에요? 자기들이 공짜로 풀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 답을 해야 될 거 아니에요. 지금 제가 말하는 핵심은 이거에요. 지금 한 언론사의 무슨 이데올로기적 문제, 왜곡보도의 문제, 그게 중요한 거 같지가 않다는 거죠. 언론계의 전체적인 위기인데.
방송사도 마찬가지거든요. 시청률도 계속 떨어진다는 거 아니에요. 예전에 싸이월드에서 조사한 적이 있는데 포털 사이트의 클릭률하고 방송사 시청률이 그대로 반비례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시청률이 40% 나올 때 포털 사이트의 클릭률이 확 줄다가 드라마 끝나면 클릭률 확 올라갑니다. 방송과 포털은 경쟁관계거든요. 그런데 거기다가 SBS하고 KBS에서는 뉴스 주고 난리라는 거 아닙니까. 그런 방송사가 또 누가 있냐는 거예요.
저는 1월 달부터 이 운동을 시작했는데 논리가 너무나 간단하니까 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안 풀린다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볼 때는 안 풀리는 이유는 바로 언론사의 분열이에요. 이런 자리에서 조선일보, 한겨레 다 불러서 한번 이야기를 해보자 이런 것. 그런 자리에서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누가 반론할 수 있겠어요. 제가 한 여섯 번 토론회에 나갔는데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아무도 반론을 못하거든요. 그럼 반론 못하면 이게 맞구나 하고 합의해서 ‘우리기사 한꺼번에 포털에서 다 빼자, 빼고 종이신문 그걸로 하자’ 이렇게 이야기가 돼야 되는데 서로 다 갈라져 있으니까 문제죠. 조선 하나만 빠질 수도 없죠, 한겨레 하나만 빠질 수도 없죠, 집단행동이 안 되는 거예요. 제가 예상하기로는 지금 1, 2년만 이렇게 갔다가는 거의 다 끝장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더군다나 요즘, 특히 젊은 세대들이 신문을 봐야 하는데 다 지금 포털 메인만 보면 세상을 다 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신문 보는 습관이 안 되는 거예요. 이런 상태로 계속 진행돼서 향후 3, 4, 5년 지나면 어떻게 되느냐 하는가를 생각하면 암담하죠.
또 한 가지 바로 해야 할 부분은 이런 게 전혀 안 되는 거예요. 오늘 기자협회 회장한테 메일을 보냈어요. 저는 계속 메일을 보내요. 조선일보 기자부터 한겨레 편집장, 오마이 뉴스까지 틈만 나면 메일을 보냅니다. 프랑스에는 젊은 독자층을 확보하기 위해서 정부가 세금가지고 10대 이하가 신문 볼 때는 첫 구독할 때 정부가 돈을 대줘요. 그렇게 신문을 보게끔 유도하는 건데. 한국에서 그 제도를 해야 하는 거에요. 그리고 미디어 교육, 대중문화교육을 교과목으로 집어넣어야 됩니다. 미디어 교육만 정규교과에 집어넣어도 매체들이 상당히 살 텐데 말이죠. 지금은 같이 힘을 합쳐서 그런 주제를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지금 서로 싸우고 있으니까 누가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는 거죠.
신문유통원이라는 것도 비슷합니다. 신문유통원은 사실상 굉장히 좋은 제도인데 이걸 누가 반대하느냐 하면 조중동이 반대하잖아요? 조중동이 왜 반대하겠어요? 처음부터 저건 신문 전체를 위하는 게 아니라 조중동을 배제시키고 자기들만 국민세금으로 운영하겠다 의심하니까 그러는 거 아니에요. 알아서 공짜로 배달해주겠다는 데 조중동이 피해보는 게 없거든요. 그런데도 반대하는 이유는 실제로 신문유통원장 딱 앉히는 거 보니까 조중동이 싫어하는 사람을 앉혔다는 거죠. 의심할 만하게끔 만들어 놓는다는 거죠.
저는 개별 언론사에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건 반대해요. 그건 주관성이 들어간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개별 언론사 지원이 아니라 아까처럼 유통지원하고 청소년들에게 신문구독지원금 이런 것은 개별 언론사가 이익 보는 게 아니라 전체 언론사가 이익 보는 거니까 찬성합니다. 그건 정부가 해줘야 되는 게 맞거든요. 그런데 그런 거조차도 서로 싸우느라 아무것도 안 된다는 거죠. 저는 특히 보수언론 진영에서는 좀 더 신문 전체를 보는 시각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정권하고 싸우는 것보다 중요한 문제가 신문을 살리는 것인데-물론 정권이 자신들을 죽인다고 생각하니까 싸우는 건데-정권하고 싸우더라도 전체 신문이 살 길은 제시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게 제가 조선일보 사장에게 공개편지 쓸 내용이거든요. 조선일보가 안티조선을 넘어서고 싶다. 전번에 변용식 편집장이 취임할 때-지금은 송희영 편집장으로 바뀌었지만-안티조선을 극복하겠다고 선언했어요. 그런데 그 방법이 뭐냐. 명계남 두들겨 패고 문성근 두들겨 패고 이렇게 나갔어요. 이건 극복하는 게 아니라는 거죠. 안티조선 매체들도 공감할 수 있는 신문 살리는 문제, 언론 살리는 문제에 대해서 대안을 제시해줘야 된다고 봅니다. 그건 할 일이 굉장히 많습니다. 포털하고 갈라서는 것도 있고 아까 이야기했듯이 정규교과목 집어넣는 문제들도 있습니다. 이걸 조선일보가 양 진영을 왔다갔다 하면서 끌고 가면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그런 큰 차원에서 일등 신문의 자세를 보여줘야 되고 안티조선 진영에서는-이미 조중동은 제가 봤을 때 크나큰 권력이 아닙니다. 워낙 다 매체가 됐기 때문에 이 세 개가 뭉쳐도 아젠다 그룹을 못 잡아요-더 이상 컨텐츠 부분 가지고 시비걸지 말고 역시 이쪽에서도 전체 언론을 포괄할 수 있는 언론사들의 아젠다를 한번 제시해보자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러면 아마 양쪽에서 나오는 이슈가 같을 거예요. 뻔한 거니까.
그렇게 최소한의 언론 간 네트워크를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우리가 계속 해야 되는 문제는 정치권의 소양과 관계없이 어쨌든 정치권은 언론과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어떤 정치권이든. 그런 정치권과의 긴장으로 서로 동질성을 갖자는 거죠. 그런 이야기를 할 자리가 사실 필요한데 참 없어요. 이거 지금 이야기하면서도 기사화됐을 때 얼마나 당할까, 제가 이야기하면서도 참 답답하고요.
그래서 제가 지금까지 말을 상당히 아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아낄 상황이 아니거든요. 조선일보든 뭐든 서로 이제 살기 위해서 함께 해야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또 이런 게 있는 거 같아요. 조중동 입장이라는 것이 제가 볼 때는 거기는 안 망할 거 같거든요. 언론 시장의 위기 이게 문제인데 이런 게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의 명백한 한계라는 건데 언론 시장이 초토화돼도 거기는 자본 축적한 게 있으니까 ‘우리는 산다. 한겨레가 먼저 죽나 내가 먼저 죽나 한 번 해보자’ 그런 뜻이 또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런 게 소아적 발상이라는 거죠. 신문이 다 초토화돼서 조선일보 하나 남았다. 그러면 그게 영향력이 있겠어요? 한 열 몇 개 정도가 같이 붙어서 가줘야 그게 의미가 있는 거지. 그래서 그런 발상이 왜 나왔냐 생각해보면 안티조선에서 너무 과격하게 밀어붙이니까 여기랑은 대화를 끊어버린 거 같고 상당히 꼬여있는 거 같아요.
이 꼬인 것을 과연 누가 풀 수 있을까. 저는 그런 걸 지금 풀어줘야 될 사람들이 인터넷 매체의 젊은 기자들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또 하나 총괄적인 언론인 협회를 하나 조성할까 생각중입니다.
인터넷 매체는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무료로 갈 수밖에 없을 거 같습니다. 상당기간 무료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저는 지금 종이신문에 대해 유료화하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인터넷 매체에 대해서 미국에서 논문이 나온 게 있어요. 인터넷 매체는 20명 넘어가면 안 된다고 합니다. 그 기준은 정확히 모르겠는데 프레시안이 그 논문을 인용해서 실었습니다. 프레시안이 딱 20명이에요. 자기들 기준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직접 해보니까 사람 수는 모르겠는데 한 달 운영비가 2천만 원이 넘어가면 안 되겠더라고요. 한 달의 운영비가 예를 들면 6,7천 된다고 칩시다. 광고시장이라는 게 한계가 있거든요. 무료 신문을 운영하면서 5백만 원짜리 광고를 15개를 따야 된다는 이야긴데 그러면 100% 광고주에 종속됩니다. 그리고 정부 투자 기관이나 공기업 광고를 얻기 시작하면 정부에 종속이 되는 거고.
인터넷 매체는 실제로 유가독자가 없기 때문에 무가지거든요. 무가지와 광고만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거죠. 그래서 2천만 원 밑으로 운영비를 끊는 전제를 해서 5백만 원짜리 광고 2개를 중심으로 대충 독자 광고를 받아서 운영해 갈 수 있어요. 그러면 실제로 무료로 가더라도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종이신문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진성독자를 모으겠죠. 신문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광고주에 종속되지 않고 그런 전제 하에서 인터넷 신문의 무료가 가능하다는 거거든요. 그 대신에 인터넷 매체에서는 적극적으로 유가 종이신문의 구독운동을 해줘야 됩니다.
인터넷 매체에서는 지금까지 그랬어요. 종이신문 보는 사람은 바보다. 저도 서프라이즈 대표할 때 그랬어요. 인터넷 매체들은 종이신문과 대립각을 세우려고 이런 캠페인을 많이 했다고요. 그런데 어차피 2백 명이 움직여 전 방위 컨텐츠를 만드는 게 종이신문이고 인터넷 신문은 한 네다섯 명이 모여가지고 정치하고 대중문화, 연예, 이 핵심적인 것을 맡는다고요. 이건 종이신문하고 비교하면 기본적으로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렇게 이야기해줘야 돼요. 우리 것은 킬러 컨텐츠라고 그러죠. 즉, 날 세운 컨텐츠라든지 이런 것만 있기 때문에 ‘우리 것만 보다가는 사람이 살벌해지기 때문에 좀 포괄적인 종이신문도 꼭 돈 주고 구독해라’ 이렇게 해줘야 돼요. 그래야지 인터넷 신문과 종이신문 간의 대립이 없어집니다. 저렇게 종이신문들이 쓸데없이 불안해가지고 인터넷으로 막 밀고 들어오는 이유가 딴 게 아닙니다. 종이가 망할 것 같으니까. 특히 30년 뒤에 종이가 없어진다는 이야기를 인터넷 쪽에서 너무 많이 떠들었잖아요.
그럼 어떻게 하냐? 인터넷을 장악해야 할 거 아니냐 생각하는 겁니다. 참 재미있는 게 웹사이트 순위를 검색해보면 종이신문 중 웹사이트 순위가 가장 높은 곳이 조선일보하고 한겨레하고 스포츠 신문들이거든요. 그런데 다 종이신문 판매 부수는 급감해요. 그나마 조선일보는 진성 독자 수가 있으니까 버티지만 부수가 급감하고 인터넷 페이지 조회수는 엄청 높은 데가 스포츠 신문이에요. 한겨레 신문도 인터넷이 상대적으로 높아요. 가장 부수가 적게 감소하는 데가 문화일보입니다. 인터넷 페이지 보세요. 가장 활성화가 안돼 있거든요.
종이신문의 인터넷 페이지가 활성화 됐다는 건 그만큼 자기 신문을 무료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거에요. 활성화된 순서대로 떨어지고 있다는 거에요. 그렇다면 신문들은 도대체 왜 인터넷 페이지를 활성화시키느냐? 막연한 불안감과 막연한 기대 때문입니다.
최근에 가장 밀고나가는 신문이 조선일보, 한겨레인데 한겨레가 이상한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기자들한테 종이신문 기사 말고 인터넷 기사를 따로 쓰라고 독려한대요. 그래서 편집장 비판글을 쓸까 합니다. 밑에서 홍세화 선생은 한 명이라도 종이신문 부수 늘리려고 뛰고 있는데 도대체 한겨레 편집국장이 그 종이에 나온 뉴스에다 인터넷 기사까지 더 쓰라고 했다는 건 도대체 뭐냐는 거에요. 한겨레가 이렇게 해가지고 인터넷 페이지가 두 배 늘었다 칩시다. 수입이 얼마나 늘겠어요. 기껏해야 광고나 두 배 더 붙겠죠. 그런데 이 신문 구독률이 떨어지는 건 어떻게 막겠나. 그러니까 대책없이 인터넷 활성화시킨다는 게 한심한 거죠. 조선일보 진성호 부장도 뭐 세미나에서 하는 것 보니까 인터넷에 기자들 다 투입시키고 인터넷을 너무 활성화시키고 있다는 거에요. 그걸로 조선닷컴이 돈을 못버는 건 물론이고 오히려 훨씬 더 큰 사업체인 조선일보 종이가 지금 피해를 보고 있거든요.
제가 한 예를 들면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 같은 경우에는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기사만 유료서비스합니다. 한 달에 만원씩 유료로 보는 독자가 80만 명이에요. 한 달에 80억씩 그냥 들어오는 겁니다. 기사 게재 이외에는 아무것도 안하고. 한겨레나 조선닷컴보다 수입은 훨씬 크면서 특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유료화기 때문에 종이신문에 아무런 타격도 없고 그런 식으로 해야 된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뉴미디어라는 부분에 대해 잠깐 이야기하면 이게 너무나 잘못된 이야기입니다. 뉴미디어가 올드미디어를 대체해서도 안되고 대체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뉴’라는 개념이 원래 그래요. ‘뉴’라는 것이 ‘올드’라는 개념을 대체할 수가 없습니다. 보완을 하는 겁니다. ‘올드’는 한 90%이고 ‘뉴’는 나머지를 보완하는 겁니다.
뉴미디어 예를 들어봅시다. 인터넷 미디어하고 DMB하고 IPTV 하고 이런 게 있잖아요. 일단 인터넷은 절대 종이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은 인터넷 운영자라면 다 알죠. 종이에 있는 컨텐츠를 다 커버하지 못하는 거에요. 지금 많이 떠드는 것이 DMB인데 DMB가 시작돼서 사람들이 종이신문 안보면 어떻게 하지 이런 이야기를 한단 말이에요. 그런데 제가 DMB 시연회를 갔었는데 대체 왜 TV를 잡고 있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이번에 강준만 교수가 그걸 썼데요. 그런데 DMB를 보는 데 폰을 쓰니까 전화할 때 못보잖아요. 이 때 통화 중일때 방송은 녹화해서 보여준다. 그런데 TV라는 게 전화할 때 녹화하면서까지 봐야 될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들인지 의문입니다. 오다가다 심심할 때 보는 게 DMB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다음에 IPTV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예전에 시티폰이 망하지 않았습니까. 시티폰은 핸드폰 때문에 망했는데 그건 쌍방과 단방의 차이 아닙니까. 걸기만 하는 것과 핸드폰은 주고받을 수 있다는 차이죠. 사실 지금 DMB 다음에 나오는 게 iptv에요. 지금 제가 DMB때 KBS에서 무지막지하게 투자를 했는데 사실 그게 반대가 많았던 이유가 IPTV가 나온다는 말 때문이었거든요.
IPTV를 잠깐 설명드린다면 컴퓨터하고 TV하고 핸드폰 세 개를 연결시키는 거에요. 뭘로 연결시키냐면 인터넷 네트워크로 연결시키는 거에요. 예를 들면 심지어 이것도 된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핸드폰으로 찍은 것을 인터넷을 통해 한국에 있는 자기집 안방 TV로 생중계할 수 있다는 것이 IPTV인데 이게 1년 뒤에 상용화된다는거에요. 그런데 저는 그 IPTV라 하더라도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종이 매체, 활자 매체, 텍스트 기반의 이걸 다 잠식할 수 있겠느냐는 거에요. DMB는 이제 TV가 뭐해준다는 이야기 아니에요. 이제는 TV시청률하고 DMB 시청률하고 상당히 겹치게 될 겁니다. DMB는 광고시장이 TV시장의 10분의 1이나 100분의 1밖에 안되는 데 DMB시청률은 올라가고 브라운관 TV시청률은 떨어지기 시작했을 때 손실보는 광고금액이 너무 크다는 거죠. 나중에 IPTV기반에서 핸드폰하고 컴퓨터하고 TV까지 연결되기 때문에 브라운관은 살아남는다는 겁니다. 그런 것으로 봤을 때 실제로 뉴미디어가 올드미디어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브라운관이라는 올드미디어, 종이라는 올드 미디어가 뉴미디어에 의해서 상당히 보완이 되고 조금 더 고급화되는 길로 가지 않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뉴’라는 것이 완전 대체한 적이 있었는가. 미디어 시장에서. 라디오, 아직까지 살아있죠. DMB든 IPTV든 버스 타고 가면서 듣는 라디오는 대체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부분들에서 올드 미디어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감이 떨어진다 하면 지금같이 가는 거구요. 지금같이 그 큰 덩치의 올드미디어가 스스로를 포기하고 뉴미디어에 뛰어드는 것은 자살입니다. ‘뉴’라는 것은 혁신하는 예에 들어가기 때문에 상당한 구조조정을 도모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상당수의 올드 미디어 종사자들이 직장을 잃게 되고 다 ‘뉴’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럴 경우 아마 기자들은 ‘뉴, 뉴’하다가 정말 다 직장 떨어져 나갑니다. 지금 같은 상황은 제 판단으로는 올드미디어의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경영자들이 올드미디어에 대한 자긍심이 떨어지고 너무 맹목적으로 ‘뉴’로 옮겨가니까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이번에 기자협회가 프랑스를 취재했는데 실제로 프랑스에도 뉴미디어는 다 있습니다. 종이신문은 좀 부수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그 반면에 전문잡지 부수가 올라가요. 출판시장하고. 그건 뭘 말하냐 하면 컨텐츠의 전문화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말이거든요. 상당히 많은 뉴미디어가 생기면서 컨텐츠들이 오히려 고급화되었다고 평가받았습니다. 그 결과 전문잡지의 부수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종이 미디어가 죽고 있지는 않다는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를 지금 보세요. 잡지 초토화돼죠, 신문 초토화돼죠, 출판 초토화돼죠. 이렇게 되는 나라가 없다는 거에요. 종이신문을 많이 구독하면 좀 전문화된 일간지 나오고 전문잡지가 나올 수 있지만 이렇게 전체적으로 종이가 죽는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과도한 ‘뉴’ 지향적인 사회성향. 사회가 포털하고 인터넷, 여기에 편향돼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 많이 걱정되는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들면 이런건데 꽤 오래 끌었어요. 미디어의 위기라는 것이 제가 볼 때는 2000년 초반부터 나왔는데 특히 노 정권 들어와서 상당히 미디어를 무력화시키는 정책이 많이 나왔어요. 포털을 규제하지 않는다거나 무가지를 내버려두고 연합뉴스를 키운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런 정책의 결과들이 실질적으로 예측했던 것으로 현실화되다 보니까 미디어 경영자들도 마찬가지고 일선 기자들도 그렇고 기자로써의 그런 프라이드가 상실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기자들은 도둑놈이다’ 이런 이야기가 너무 쉽게 나오고 ‘언론기사는 다 거짓이다’ 이런 말 너무 쉽게 나오고 그러면서 기자들이 취재처-특히 정치권 출입처-들어가면 자기 언론사의 자부심을 가진 게 아니라 자꾸 취재원인 정치권에 붙으려는 경향을 많이 보여요. 실제로 기자들이 정치권에 가서 취업을 요청하고 여러 명이 취업을 했습니다. 그러면 점점 더 언론사의 권위는 떨어지는 겁니다. 제가 잘 아는 정치인은 기자를 보면 쟤는 밥얻어먹으러 왔구나 쟤는 취업 부탁하러 왔구나 뭐 이렇게 본다는 거에요.
그런 상태에서 기자들이 어떻게 취재를 하며 기자가 쓴 칼럼을 어떻게 인정을 해주겠어요. 이게 악순환이 되니까 제 예상보다 판매부수가 너무 빨리 떨어지고 있다는 거에요. 스포츠 신문이 2년 전까지 흑자였거든요. 지금 스포츠 신문 위기라는 말이 2년 동안 하도 나와서 망하는구나 싶지만 그 전에는 끄떡 없었어요. 2년 만에 급전직하하고 정신없이 내려가고 있거든요. 지금 상황에서 스포츠 신문을 살릴만한 어떤 대안을 내줘야 하는데 그런 걸 논의할 여력이 없다는 거에요. 스포츠 신문 노조위원장하고 자주 이야기하지만 뭘 대안을 이야기할 여력이 없습니다.
솔직히 제 생각에는 저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하나 믿는 것은 저는 자본주의의 역사적 발전론을 신뢰하는 그런 역사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건 사실 마르크스가 이야기를 했지만 헤겔도 이야기했던 ‘내적 모순이 있으면 무조건 극복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지금 언론계는 내적 모순이 너무 많거든요. 그 내적모순은 비합리적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상태로는 바로 잡히게 돼 있지 이대로 끝날 것 같지는 않아요. 이제 문제는 시간인데 어떻게 시간이 좀 나서 해결이 되는 게 좋겠지만 기자들, 특히 후배 기자들이나 특히 스포츠 기자들을 보면 고통스럽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에요.
정권에서도 지금 너무 심한 거 같애요. 오늘도 제가 글을 하나 쓰고 왔는데 ‘대통령 웹진으로 갈꺼냐’는 제목입니다. 지금 국정 브리핑을 대안매체로써 키운답시고 댓글쓰면서 직원들을 논객으로 데뷔시키고 있잖아요. 최고의 정치웹진으로 키우려는 거 같아요.
저런 행태가 어떤 효과가 나타나느냐 하면 기존의 언론 기사들은 다 쓰레기니까 우리가 직접 언론하겠다는 것으로밖에 안보이는 거에요. ‘얘네들이 언론에 하는 걸 독자들이 보면 현혹되니까 우리를 가장 진실되게 보도하는 대안매체를 건설하자’ 지금 그런 방향이거든요. 말도 안되는 방향이고 실제로 정권 홍보에도 도움이 안되고 정권 자체에도 아무 도움이 안돼요. 저거 누가 제안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얼마나 황당한 일입니까. 대통령이 댓글 쓰면서 직원들을 논객으로 데뷔시키고 완전히 정치웹진 만들겠다는 건데.
그런데 그 과정에서 언론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대통령이 운영하는 정치웹진과 조중동이 또 치고박고 싸울 것 아니에요. 그 과정에서 진짜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치 의제는 묻히고 둘이 계속 싸울 거란 말이죠. 이 싸우는 과정에서 조중동하고 거기만 죽냐하면 전체 언론사의 기사가 다 떨어진다는 겁니다. 그 싸우는 수준이 너무 천박해요. 그런데 그건 저도 대통령을 비판할 때를 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게 지금까지 봤을 때 보수 언론과 이 쪽의 대통령과의 싸움을 보면 무슨 정말 커다란 정책적인 싸움은 별로 안보여요. 예를 들면 이라크 파병을 보면 정권이 파병했고 조중동 찬성했습니다. 그런데 싸우는 걸 보면 거의 스타일이나 말 가지고 싸워요. 이해찬 총리의 말, 대통령의 말, 홍보수석의 말, 이 말가지고 싸우니까 아무런 국민적 아젠다가 아닌 것으로 치고받고 있다는 거에요. 그런데 그런 부분 역시 정권에 타격이 가지만 언론 자체에 타격이 너무 심하게 간다는 거에요. ‘아, 이게 정권과 언론이 이런 식으로밖에 안싸우는구나’ 그러니까 언론사 입장에서는 사방에 악재죠. 이건 어떤 식으로 제동을 걸어야 되는 겁니다.
제가 사실은 큰 마음먹고 제동걸려고 조기숙 홍보수석을 차지철에 비유해가지고 비판했는데 제가 해서 그런지 나중에 여러 명이 비판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좀 조용하더라구요. 오늘도 대통령한테 정치웹진 만들꺼냐 해서 비판했는데 좀 저 쪽에서 입을 다물어줘야지 언론사들도 좀 감정을 다스리죠. 특히 조중동에서 감정을 다스리면서 새로운 생산적 아젠다를 찾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해요. 계속 둘이서 싸우기 시작하면 다 이거 나가리 판 된다는 거죠.
제가 좀 바라는 게 있어요. 저희 진보진영 쪽에서 굉장히 높은 스승인 리영희 교수가 한 말인데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은 사실은 늘 우리쪽에서 주장했던 말인데 요즘은 보수쪽에서 많이 사용하더라구요. 제가 볼 때는 최소한 팩트를 무시하지 않는 이상은 관점에 대해서는 서로 의견을 존중해주면서 대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어떠한 경우든지 팩트를 무시하면서 토론이 된다고 보지는 않아요. 물론, 현 상태에서는 어렵다고 봅니다. 하지만 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언제나 극단만 있는 게 아니라 어떤 경우에도 조절해서 강경파들끼리 이야기를 하게 되기 때문에. 지금은 아젠다 세팅에서 보수쪽 세팅이 많이 줄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저는 아마 이건 노 정권에 대한 평가의 문제일 수 있을 거 같아요. 예를 들자면 이념적 기반을 이야기할 때 민노당에서 보면 노무현 정권을 우파로 볼테고 제가 볼때는 친미적인 정권으로 보입니다.

김남균: 지금 포털의 문제를 지적하고 계신데 그 중에서 핵심 문제가 뭐라는 말씀인지 궁금하네요. 포털에서 뉴스를 해서는 안된다는 뜻인가요.

변희재: 저는 궁극적으로 포털은 구글처럼 가야 된다고 봅니다. 포털이라는 단어는 관문이라는 뜻입니다. 관문 역할에 충실해야 된다고 봅니다.

김남균: 그런데 그건 어느 정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지금 말씀하시는 부분의 문제는 포털만이 아니라 인터넷 전체에 해당되는 것이 아닐까요. 예를 들자면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신문만 죽은 것이 아니라 비디오도 죽었고 음반도 벅스 뮤직 같은 것으로 죽었습니다. 이런 문제는 포털의 문제가 아니라 인터넷 전체의 문제라고 보이거든요.

변희재: 지금 인터넷 전체 클릭수를 계산하면-상당히 계산이 어렵지만-전체 클릭수에서 10대 포털이 어떤 포션을 가질까 생각해 보세요. 이게 만만치 않을 겁니다.

김남균: 포털이 상대적으로 인터넷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만약 그 부분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한다면 포털 쪽에서도 이런 문제는 인터넷 전체의 문제가 아닌가 그런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고성달: 그리고 이런 문제는 우리 사회의 환경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역사적으로 봤을 때 언론을 사회계층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봤을 때 지금 우리나라의 인터넷이 다른 곳보다 훨씬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건 뭐 자유롭게 흘러가는 것이지 선택이라든가 임의적으로 어떻게 규제를 한다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은데요.

신혜식: 포털에 대한 문제는 전체적인 인터넷 환경에 대한 문제로 보입니다. 정보에 대한 서비스. 구글이나 네이버냐인데 물론 변희재 씨 말대로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가 그런 일 안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정책 제안이나 언론비평은 적어도 포털에서 뉴스 서비스를 다량으로 제공함으로써 할 수 있습니다. 또 자신들의 주장에 부합하는 특정 뉴스가 있을 경우에는 장시간 노출시킵니다. 예를 들어 4대 포털이 대통령 탄핵 당시 ‘의회 쿠데타’라는 표현이 들어간 기사를 장시간 동안 메인 화면에 띄워놨다는 겁니다.
지금 정부는 미디어를 개혁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중동에 대해서는 개혁해야 한다면서 왜 포털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느냐. 이런 건 코드개혁이 아니냐는 거죠.
그리고 포털 메인에 올라가는 기사가 상당수 오마이뉴스, 한겨레라는 거죠. 그러다보면 오마이뉴스와 한겨레, 데일리 서프라이즈의 논조에 젊은 사람들이 익숙해지지 않겠느냐. 그것이 저는 아주 넓게 보면 오마이 뉴스, 한겨레 두 개가 나쁘다기보다는 신문마다 논조가 있는데 이런 신문들의 다양한 논조를 골고루 보여줘야 되는데도 그렇게 안한다는 겁니다.
이제 인터넷은 전파, 전기와 같이 우리 생활에 있어서 하나의 공공재에 가까운 것이니까 지금 포털이 가지고 있는 편향성을 없애야 한다는 거죠. 이제 새로운 언론개혁에 대한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지금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변희재: 지금 그런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런 派 이야기하는 건 어려운데 이제는 언론 살리기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안티조선을 언론 살리기 운동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안티조선의 상징적인, 명망있는 교수들은 글썼다 하면 언론 살리기, 신문 살리기에 관한 글을 씁니다. 한겨레 장동근 화백 보십시오. ‘조선일보 죽이기라는 그 환상을 버려, 이제 신문 살리기야’의 만평을 그린 적이 있습니다. 이런 개념이 나온다는 것은 안티조선의 연장선이 바로 신문 살리기라는 것. 이 만평은 언론노조 사무실에 크게 걸려있습니다. 이제 신문 살리기나 언론 살리기에 힘쓰는 사람들, 굉장히 뜻있는 사람들은 많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정치권에 쉬이 부화뇌동하는 그런 경우들이 있기 때문에 그게 잘 안살아서 그렇지 그 터전은 충분히 있습니다. 그리고 안티조선 운동에서 언론개혁의 뜻, 언론을 살리기 위해 참여한 분들이 상당수였기 때문에 그 층은 그대로 있다고 봅니다.

김남균: 저기 지금 말씀하시는 게 저는 자꾸 포털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하시는 운동이 언론 살리기인지 모르겠네요.

변희재; 사실상 이것은 언론 살리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죠. 포털 문제도 그렇고 사실 연예기획사 정리하는 문제도 있는데 그것도 정부가 해서 언론사의 관점에서 들어 봐야 돼요.

김남균: 제가 아까 신 대표 말씀을 듣고 있었던 건 그런 질문에 봉착했을 때 업체도 자본주의 사회의 기업이다 보니까 인터넷 전체의 문제이지 포털의 문제가 아니라고 할 텐데요.

변희재: 그래서 그때 당시 경향신문에 칼럼을 쓸 때 전태일하고 비교해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전태일은 당시 죽으면서 한 말이 근로기준법 지키자고 한 거 아닙니까. 포털에 대해서 지금 우리나라 법이 규정된 게 있어요. 새로 만들어진 것도 있지만 제대로 규정도 안되고 있습니다. 지금 있는 법으로는 정보통신망법하고 정보통신사업자법, 형법, 초상권 다 이런 법이 있거든요. 이 법을 지키라는 겁니다. 법만 지키면서 운영하게 되면 상당 부분의 포털 사이트의 그러한 문제들이 저하가 될 거 같아요. 그런데 예를 들면 포털 피해자들이 명예훼손으로 경찰에 고소를 하러 간다 하면 안받아줘요. 왜냐하면 바쁘다고 안받아줍니다. 너무 많다. 포털 사이트는 사실상 책임이 없다고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안받아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상권 저작권 문제 같은 경우도 그 피해자들, 언론사가 사실 제일 많이 피해를 보거든요. 적극적으로 구제활동을 해야 되는데 아직까지 개념도 안잡혀 있는 거에요.

고성달: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음반협회에서는 좀 구체적으로 성과를 낸 거 같은데요.

변희재: 두 번의 사례가 있습니다. 음반협회에서 래플이라고 음원 저작권에 대해서 네이버에 3천명, 다음에 5만 5천명에게 소송을 걸었습니다. 인티그램이라는 사진저작권 회사에서 네이버와 다음에 서버 가처분 신청을 냈어요. 저는 포털이 불법 사업을 한다는 거에요.
같이 가겠다는 사람들이 현재 언론사 온라인사업팀에 너무 많아요. 지금 그 가장 심각한 사업이 한겨레부터 조선일보까지 다 포함된 11개 신문사가 아쿠아 프로젝트라는 겁니다. 그걸 포털과 같이 진행하고 있는데 제가 빨리 중단시키라는 중요한 사업입니다. 그 사업이라는 것이 사업계획서는 굉장히 복잡한데 정리하면 11개 신문사의 뉴스를 다 합쳐서 한꺼번에 포털에 크게 팔아먹겠다 이겁니다. 아주 단순하게 정리하면 그렇습니다. 물론 그 사람들이 이야기할 때는 더 복잡하게 뭐 이상하게 이야기하는데 실제로 제가 보는 관점에서의 사업은 그거거든요. 그러면 기본적으로 11개 신문사가 컨텐츠를 포털에 팔겠다는 거 아니에요. 포털은 계속 무료 서비스를 하겠다는 거죠. 이 근본은 안바꾸고 사업을 하니까 심각하다는 겁니다.
현재 포털에서 블로그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순수하게 사용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 그 블로그 사용을 상업으로 이용하는 것이 바로 포털입니다. 회원가입할 때 약관에 나와있습니다. 그 개인의 블로그에 광고를 붙이는 건 모두 포털입니다.
그리고 제가 말한 포털 반대 사업을 추진할 때 인터넷은 모두 무료라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가 하나의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현실에 있는 법을 잣대를 좀 완화해서 적용하자는 게 인터넷 담론이었습니다. 실제로 신기술에 대해서는 법이 따라가는 걸 놔두는 게 좋지 않냐는 거죠. 하지만 이제 한국의 인터넷 상황에서는 법을 정확히 지키는 게 맞지 않냐 생각합니다. 법 지키는 걸 원칙으로 두고 예외적인 부분을 이야기해야지 법 안지키는 걸 규정해두고 예외적인 것만 이야기하는 것은 안되죠. 그런 식으로 한두 건의 정책만 나오기 시작하면 큰 문제는 없을 거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포털 피해자 모임을 만들던 7월 기자회견을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서울대 철사마 사건부터 개똥녀 사건까지 피해자들이 연속적으로 나왔었거든요. 마지막에 나온 게 변심한 K모군의 애인이 자살한 사건이 나와서 저희가 기자회견 하지 않았습니까.
그때까지 나왔던 인터넷 담론에서는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인터넷에 의해 피해자가 나오는 것은 서로 자발적으로 자제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사 나간 다음에 포털에 5억원을 손해배상 소송거니까 그 뒤에는 큰 피해자가 안나오잖아요. 이건 민사책임이 포털에 있다는 것이 나오기 시작하니까 지켜지는 거에요. 지금까지는 법이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마음대로 했지 법이 있구나 하면 충분히 지킬 수 있다는 거죠.

신혜식: 최근 사이트들이 많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읽기만 하는 개념이 아니라 동적인 개념이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오마이 뉴스 등 몇몇 매체는 그런 개념도 들어가고 변화하고 있더라구요. 이제 보수 진영 매체들도 이런 것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보수 진영 사이트들이 보완해야 될 게 어떤 게 있을까요.

변희재: 기술적인 문제를 본다면 사실 TV와 모니터가 있는데 동영상은 브라운관이 맞는 것 같고 일반적인 모니터는 텍스트하고 맞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해요. 오마이 뉴스가 저 동영상을 서비스하기 위해서 투자한 돈에 비해서 얼마나 돈을 벌고 있을지, 돈만 버리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되는데 그 시간에 글이나 좀 더 잘 쓰는 게 어떨지 생각합니다.

신혜식: 편집방향이나 디자인에 변화를 주려고 하는데, 예를 들어 독립신문을 봤는데 패러디가 저질이다 라든지 하는 등 조언을 해줄게 없는지요.

변희재: 기본적으로 인터넷 매체를 운영하면서 잠깐 쉴 때는 이렇게 해야지 하면서도 꼭 편집장으로 가면 그걸 못지키고 예전에 하는 관습대로 가게 됩니다. 그게 흔히 말하는 선정성이죠. 인터넷 신문일수록 선정성이라는 것은 극복하기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제목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서 클릭수가 왔다갔다하는데. 저는 좀 하나의 인터넷 매체의 특성이 아닐까 생각해요.

전경웅: 유료화 등을 말씀하셨는데 과연 한국에서 인터넷 매체는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얻어야 할까요.

변희재; 한국은 기본적으로 가까운 일본과도 큰 차이가 있는데 일본은 서점에 갔다 오더라도 책 한두 권을 사는 버릇이 일상화된 나라입니다. 컨텐츠 유료화가 생활화되어 있는 나라라서 그런지 그게 필요해서가 아니라 서점가서 공짜로 책을 봤으니까 미안해서 돈을 지불하는 식입니다.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같은 곳은 한 달에 우리 돈으로 4만원, 4천엔 정도를 내야 하는데 한국에서 인터넷 신문 4만 원 내고 보라고 하면 열 명이나 볼지. 사실은 유료화가 분명히 필요한 부분인데 그게 쉽지 않다고 봅니다. 인터넷 매체는 일단 유료화는 장기적인 과제로 뒤로 밀어놓고 규모와 비용을 줄여서 수익을 내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 한국에서는 중복되는 부분들은 연대해서 극복하고 50%의 융통성과 50%의 차별성을 가지고, 그런 차별성을 가진 많은 매체들이 나가는 방식이 그런 방식이 맞지 않을까 생각해요. 저희 런아시아도 그런 식으로 나갈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남균: 기술적으로는 잘 몰라서 그런데 우리나라는 구글처럼 검색하는 게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나요. 대부분이 메타 검색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변희재: 제가 광고협회 들려서 인터넷 광고시장을 보니까 1년 광고 규모가 5천억원입니다. 그 중 2천억이 배너 광고이고 3천억이 스폰서 광고라고 하더라구요. 실제로 구글식의 스폰서 광고 검색 시장이 한국에서도 굉장히 크고 있거든요. 그러면 오히려 검색 같은 것에 투자를 강화하고 쓸데없이 미니홈피 같은 데 투자를 안하면 손익을 맞출 수 있을 거 같은데 안하고 있어요.

고성달: 한겨레 신문이 처음 창간하면서 표방했던 게 ‘그 전의 신문이 이거나 저거나 모두 같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조금 색다른 걸 하겠다’해서 나온 걸로 기억합니다. 그 다음에 오마이 뉴스가 나올 때도 ‘종이신문보다 새로운 걸 보여주겠다’해서 나왔는데 지금 시점에서 구매자의 입장에서 보면 모두 같습니다. 저도 인터넷에서 돈을 주고 보는 건 생각도 안합니다만 유일하게 돈을 주고 보는 게 월간조선 컨텐츠입니다. 제가 월간조선 정기구독을 하면서도 컨텐츠를 구입합니다. 그 보관성과 활용성이 좋기 때문에 돈을 지불하고 받아서 블로그에 올리고 하는 거죠. 그런데 지금 이런 고민이 나오는 건 우리가 수익성을 생각할 때 너무 전문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보고 그 내용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변희재: 실제로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한우 위원과 술을 마신 후 비판을 받으면서 ‘이한우 위원도 과연 조선일보에서 비판을 받았을까’라구요. 그렇지 않았던 거 같은 생각도 들고. 현재 진보개혁진영이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을 장악하고 있다고 봐야 됩니다. 그러면 진보진영이 좀 더 이제부터 포용력 있게 나가줘야 하는데 더 움츠려들고 하는 게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제 권력을 잡았으면 유연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예전과 똑같이 하는 행태, 그런 것이 좀 안타깝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밑에서부터 바꿔 나가서 만나보면 제가 봐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절반 정도 있을 겁니다. 포털 문제라든가 인터넷 매체 발전 같은 것은 진보 인터넷이라고 이렇게 발전하고 보수 인터넷이라고 저렇게 발전하는 게 아니거든요. 발전방향이라는 것이 거의 명확할 때는 서로 머릴 맞대고 같이 논의해서 시급히 대처해야 할 것은 같이 대응해야 하는데 이런 대화 자체가 없으니까 참 답답한 상황인 거 같습니다.
그래서 신 대표가 사실 저를 이렇게 부른 것은 파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멤버들 중에서 신 대표를 한 번 이상 만나본 사람들이 몇몇 있습니다. 처음 만나기 전에는 꺼려하고 무서워하고 그렇게 생각을 하다가 한 번 술 한잔 하니까 ‘어, 저 사람도 사람이네’합니다. 한번 만나니까 의외라는 거죠. 제 대학생 후배들은 예상보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이야기도 하면서 굉장히 놀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반응은 서로 너무 접촉이 없다보니까 나타나는 거죠. 반면 신 대표 글이든 제 글이든 글은 날이 서 있잖아요. 그런 자리들이 이제부터 절실하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앞으로 제 후배들을 많이 가급적 조선일보에도 데려가고 해서 이해의 폭을 넓혀야지 하고 생각합니다.
이런 자리는 굉장히 좋은 시도라고 보거든요. 다음 번에는 저 말고도 진보진영 사람을 많이 불러주십시오. 물론 대화가 완전히 안되면 안되구요,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사람과 함께 이야기하면 누가 더 포용력이 있냐에 따라서 발전의 농도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포용력이 없는 집단은 권력을 줘도 순식간에 무너지는 거고. 포용력이 있는 집단이 국가를 통치할 자격이 있는 겁니다. 오늘 제가 드리는 말씀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