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 KBS뉴스 9 보도 - 납북 선원도 이산가족?

[정치] 납북 선원 모자 상봉 “이 얼마 만이더냐!”

<앵커 멘트>
언제봐도 가슴을 찡하게 하는것 바로 이산가족들의 상봉모습 일겁니다. 오늘 상봉행사에선 1987년 납북된 동진호 선원이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금강산에서 국현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기잡이 나갔던 31살의 아들이 쉰을 앞둔 중년이 됐습니다. 지난 97년 서해상에서 고기잡이를 하다 납북된 동진호 선원 정일남씨. 18년만에 모자상봉의 기쁨을 맛봤습니다.
<녹취>정일남(동진호 사건 납북 선원) : '그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척 알아보니까.'
어머니는 한 많았던 세월만큼이나 설움이 복받쳐 오릅니다. 처음 보는 시어머니와 할머니, 며느리와 손녀, 손자의 눈도 어느덧 촉촉해졌습니다.
60년 만에 막내 딸을 만난 아버지.
<녹취>배선희(북측 딸) : '막내딸 선희입니다. 선희. 막내딸.'
곱게 자란 딸이 그저 고맙기만 합니다. 늘 마음 한 구석에 있던 딸의 안부를 확인한 백 살이 넘은 아버지,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백일된 아들을 데려오느라 4살짜리 딸을 놓고 온 어머니, 결국 오늘에야 마음 속 응어리를 풀었습니다.
<녹취>김용순(남측 어머니) : '미안해. 나는 딸한테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어.'
한편 북측의 두 동생을 만나려던 남측의 한 할머니는 이들과 연락이 안된다는 북측의 답변으로 상봉 자체가 무산돼 아쉬움을 더했습니다. 금강산에서 공동취재단 국현호입니다.


KBS는 동진호 납북 선원을 마치 이산가족인 것처럼 상봉시키는 북한의 태도를 제대로 지적하지 않고 있다. 이 기사에서 보도된 정일남 씨는 납북된 동진호의 선원이었다.
동진호는 1987년 1월 15일 백령도 근해에서 조업하다 북한 경비정에 납치됐다. 다음날 북한 언론은 ‘북한 영해를 불법침입한 남조선 선박 1척을 단속했다’고 보도했다.
1987년 1월 21일 북한 적십자는 납북된 선원들을 송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같은 해 2월 8일 일본과 대만을 거쳐 귀순한 김만철 씨 가족을 핑계로 선원들의 송환을 거절했다. 이후 지금까지 동진호 선원 송환 문제는 남북협상의 주요 과제였지만 우리나라의 송환요구에 북한이 '의거입북자'라고 맞서 진전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납북 선원과 그 가족들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03년과 2004년에는 동진호 선원 임국재 씨가 탈북을 시도하다 실패한 뒤 탈북지원단체인 납북자가족모임에 도움을 요청해 왔었다고 한다.
지난 10월 19일 문화일보에는 동진호 선원 최종석 씨의 딸인 최우영(납북자가족협의회장)씨가 김정일에게 아버지의 송환을 촉구하는 공개 광고를 실었다. 또한 노란손수건 400장을 임진각 입구 소나무에 달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KBS는 납북어부와 관련, 지금까지의 사실에 대해 제대로 소개하지 않고 있어 동진호를 모르는 젊은 세대들은 이것을 순수한 이산가족 상봉이라고 생각할 소지가 많다.
KBS 기자들은 남북 관계를 보도할 때는 기자의 본분을 잊어버리는 듯 하다. 상봉 현장에 있던 납북 선원을 통해 나머지 선원들의 안부라도 취재하는 것이 바로 기자의 직업 윤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