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일 보도한 KBS 뉴스9 비평 - 노무현 정부가 ‘살인탄압’?

[사회] “폭력 시위, 서로 상대편 탓”

<앵커 멘트>
어제 농민집회는 끝내 격렬한 폭력 사태로 번져 농민과 경찰 800여 명이 다쳤습니다.
농민들은 더욱 격앙돼있고, 경찰은 폭력 집회는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권재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3시간여의 공방 끝에 남은 건 부상자뿐입니다. 농민과 경찰 모두 합쳐 800여 명이 다쳤습니다. 현재 병원에 입원중인 농민은 110여 명. 대부분 50대 이상 고령자들입니다.
한 쪽 눈의 시력을 잃거나, 목뼈가 부러지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황순보(전북 익산 농민) : '다쳐서 나무에 기대고 있는데 두들겨 패고 찍혀서 병원으로 후송된 사람도 있고 그렇습니다.'
경찰의 피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다친 210여 명 가운데 26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1명이 눈을 다치고 나머지는 대부분 농민들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맞아 뼈가 부러졌습니다.
<인터뷰> 박준호(서울지방경찰청 기동대 / 일경) : '쇠파이프도 많이 나오고 각목·화염병·가스통까지 거의 모든 시위용품이 다 나왔다고 봐도 될 정도로 시위가 컸던 것 같습니다.'
경찰은 어제 시위를 분명한 불법 폭력 집회로 규정짓고 경찰 버스에 불을 지른 농민 등 1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부서진 경찰 장비에 대해서도 손해 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농민단체들은 어제 폭력 사태는 경찰의 과잉 진압에서 비롯됐다고 맹비난하면서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묻겠다고 맞섰습니다.
<자료화면: 여의도에서 있었던 ‘농민대회 살인탄압 규탄’ 공동기자회견 장면>
경찰은 과거와는 달리 집회는 물론 의사 표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레 부산과 오는 21일 서울에서의 농민집회가 또 다시 폭력 시위로 변질될 경우 법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권재민입니다.

지난 15일 오후,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자신들의 불법시위를 제지하는 경찰을 쇠파이프와 화염병, 소주병, 각목 등으로 공격하고 경찰차에 불을 질렀다. 이 시위에 화염병과 LPG가스, 쇠파이프가 등장했다는 것은 이미 계획된 폭력시위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럼에도 KBS는 이들 불법시위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그 전달 내용도 문제가 많다. KBS는 경찰에게 맞은 사람들이 주로 50대 이상의 농민이라고 보도했지만 자료화면에 비친 부상자들은 어느모로보나 노년층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인터뷰한 사람 또한 젊은 사람이었다. 그의 증언도 자신이 그렇게 맞았다는 것이 아니라 누구누구는 어떻게 맞았다는 식의 이야기밖에 없다.
또한 KBS는 16일 오후 여의도에서 벌인 ‘농민대회 살인탄압 규탄 공동기자회견’ 장면을 구체적인 설명없이 보여주며 이들을 농민단체라고 보도, 마치 경찰이 과잉진압을 한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이들은 농민단체가 아니라 좌파운동 단체들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이 16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기자회견문에는 39개 참여단체의 명단이 적혀있다. 이들 중 농민 단체는 전국농민회총연맹을 포함해도 불과 3개. 나머지는 반미여성회, 전국연합, 민노총, 민주노동당, 6.15공동선언실천연대, 전공노, 한총련 등 좌파 성향의 단체들이다. 이들 대부분은 ‘부산 APEC반대 국민행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KBS는 이 단체들이 자기들이 경찰을 향해 ‘살인적인 시위’를 하고서는 거꾸로 피해자인양 호도하는 것을 설명없이 그대로 보도해 경찰의 진압이 마치 ‘살인탄압’이었던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사건의 인과관계(집회 허가를 받은 다음 불법 시위를 한 단체와 그것에 대해 정당한 공권력을 경찰이 행사한 것)는 도외시하고 마치 두 불법단체가 패싸움을 벌이다 다친 것처럼 결과만 보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15일 시위의 가해자는 농민단체, 피해자는 국가공권력이다. 그러나 KBS는 가해자들의 주장만 그대로 전달함으로써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를 교묘히 흐리고 있다.
KBS가 그대로 전달한 불법폭력 시위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공권력이 농민들을 살인탄압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공권력은 바로 지금의 노무현 정부다. 즉, 노무현 정부가 농민들을 살인탄압했다는 것이 된다.



[사회] “가스공사 사장 해임 결의는 무효”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지난 3월 임기를 1년 6개월 앞두고 주주총회에서 전격 해임 의결된 오강현 전 가스공사 사장이 제기한 주주총회 무효확인 청구 소송에서 '해임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아 해임은 부당하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어제 이수호 신임 사장이 취임해 사장이 2명이 될 처지에 놓인 가스공사 측은 판결문을 송달받는 즉시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는 가스공사 사장 해임무효 소송을 보도하면서 전후 사정을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은 정부의 부당한 압력에 맞서다 외압에 의해 해임당한 공기업 사장의 이야기다.
올해 3월 15일 가스공사 이사회와 주주총회는 오강현 사장을 해임했다. 해임이유는 가스산업 구조조정을 위한 노사합의 도출 실패, 가스산업정책반대 노조집회 묵과, 국정감사 당시 노조집회 묵과, 평일에 고객사와 골프 회동 등 여섯 가지였다. 그러나 당시 가스공사 노조에서는 산업자원부가 자신들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고 정부가 반대하는 정책을 추진하는데다 산자부가 추천한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 오 사장을 미워해 내쫓았다고 주장했다. 올해 6월 오 사장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 해임무효소송을 냈고 이번에 일부 승소판결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KBS는 이런 전후 사정을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어 이 보도를 처음 접하는 시청자들은 대체 무슨 사건이 어떻게 진행된 건지 알 수 없게 보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