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 KBS 뉴스9 보도분 - 쇠파이프-방화시위, 왜 비판않나

[사회] 농민-경찰 충돌…수십명 부상

<앵커 멘트>
전국에서 모인 만 6천여명의 농민들이 국회앞에서 경찰과 충돌해 130여명이 다쳤습니다.
농민들은 쌀협상안 국회 비준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권재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쌀 협상 국회 비준에 반대하는 농민들이 국회의사당 쪽으로 행진합니다.
경찰은 살수차까지 동원해 농민들의 행진을 막아섭니다. 경찰 저지선에 막히자 일부 농민들이 몽둥이를 휘두르고 돌멩이와 빈병을 던지며 격렬하게 맞섭니다.
<녹취> '폭력 행위는 중단하십시요.'
경고 방송이 나오고 잠시 뒤, 경찰의 본격적인 진압이 시작됐습니다.
<녹취> 농민 : '우리 농촌을 살립시다!'
평화롭게 진행되던 가두행진은 순식간에 폭력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됐고 양측에서 130여 명이 다쳤습니다. 또 경찰 버스 넉대가 불에 타고 한 대가 파손됐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산발적인 시위를 계속하던 일부 농민들도 자진 해산했습니다.
앞서 농민 16,000여 명은 전국 농민대회를 열고 쌀 개방 협상안의 국회 비준 중단과 농민단체와 국회 정부간 3자 협의 기구 구성 등 10개항의 요구안을 내놨습니다.
농민들은 오는 18일과 21일에도 각각 부산과 서울에서의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권재민입니다.

KBS의 보도 중 “양측에서 130여 명이 다쳤다”는 식의 설명은 불량 학생들이 집단 패싸움을 벌였을 경우에나 맞는 표현이다. KBS는 불법 시위와 이를 진압하려는 공권력을 대등하게 보도하고 있다.
플라스틱 방패밖에 없는 경찰에게 쇠파이프와 각목으로 내리치고 인근의 농구대를 끌고와 진압 경찰들에게 밀어붙이는 행위, LPG 가스통에 불을 붙여 경찰차 네 대를 불태운 야간 불법폭력, 여의도 인근의 퇴근하는 시민들을 서너 시간 동안 차 안에 가두어버린, 이런 시위대의 주장을 과연 애써 친절하게 소개할 필요가 있는가.
경찰은, 불법시위에 대해 가장 빠른 진압 방법인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숱한 경찰 부상자가 발생하고 경찰차의 방화를 막지 못했다. 어설픈 진압작전 때문에 생기는 경찰의 피해는 바로 국민의 세금을 축내는 결과를 불렀다. 불법 시위는 어떤 좋은 의도가 있더라도 비판해야 한다. 불법 시위자를 몇 명이나 체포했고 어떻게 조사하고 있는지에 대해 보도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 KBS는 허가목적과 범위를 벗어나 탈법을 저지르는 시위를 어떻게 보도할 것인가를 생각해 볼 때다. 불법과 준법을 같은 값으로 매기는 KBS의 가치관이 궁금하다.



[사회] [현장추적]문 열고 달리는 지하철

<앵커 멘트>
며칠전 유모차가 문에 끼었는데도 전동차가 출발한 아찔한 사고 기억하실겁니다. 문이 아예 열린 채 운행되는 경우도 한두번이 아니라고 합니다. 김기흥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동차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동차 출입문은 열려 있습니다.
<인터뷰> 김규열 씨(승객) : '씽씽 바람이 불고 너무 위험했어요. 바람 때문에 공포감이 느껴졌어요. 하지만 그대로 열차는 달리더라구요.'
출입문을 열은 채 사당역을 출발한 전동차는 방배와 교대역을 거쳐 역삼역까지 갔습니다.
지하철 역을 무려 6개나 통과하는 15분 동안 문이 열린 채 지하철이 운행된 것입니다.
<녹취> 서울지하철 공사 관계자 : '한 쪽 출입문 도어 엔진 볼트가 좀 이완이 돼서...'
또 지난달 7일 사람들로 북적이던 금요일 저녁 주안역을 출발한 전동차는 주안역에서 동암역까지 문이 열린채 운행됐습니다.
<인터뷰> 우연근(승객) : '열차가 들어올 때부터 문이 열려 있구요. 사람이 타서 다음역으로 이동할 때까지...'
하지만 차량 고장 처리 기록부에는 사고 내용이 전혀 기록돼 있지 않고 관계자들은 이같은 사실 자체를 부인합니다.
<녹취> 한국철도공사 관계자 : '그런 경우는 운행할 수도 없고 운행 자체가 안됩니다. 전혀 보고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심지어 다리 위를 운행하던 전동차가 멈춰서면서 승강장이 아닌 곳에서 문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지하철 4호선 이촌역에서 동작역으로 진입하던 전동차가 갑자기 멈춰서고 출입문이 열립니다. 전동차 10량 가운데 8량이 동작대교 위에 있었는데도 문이 열린 것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문은 열렸지만 아무도 내리지 않아 큰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녹취> 서울지하철 공사 관계자 : '운전 차장이 동작역에 와서 섰는 줄 알고 출입문을 여니깐 엇 자기 위치가 아니거든요. 자기는 다리 위에 있거든요.'
빠르고 안전하다는 지하철. 빠르기는 하지만 안전한지는 의문스럽습니다. 현장추적 김기흥입니다.

깔끔한 보도였다. ‘현장추적’이라는 제목답게 현장확인 보도에 충실했다. 15분 간 문을 열고 달린 지하철, 다리 위에서 문이 열린 지하철 사례는 매일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는 실감이 나는 이야기다. 다만,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객실에서 승무원에게 연락하거나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알려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