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잡가(南道雜歌) '새타령'에 '웬갖 잡새가 날아든다. 새중에는 봉황새, 만수문전에 풍년새…"라는 구절이 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천타천으로 설쳐대는 자들을 두고 언론은 잠룡(潛龍)이라 부른다. 이들 잠룡들은 아직 용으로 승천하지 못한 상태에서 워밍업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이 용으로 승천(昇天)하면 천하를 손아귀에 넣을 것이고 승천하지 못하면 '이무기'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잠룡 가운데 용이 아닌 스스로 맹금류(猛禽類)인 '매'를 자처하며 추미애가 등장했다. '꿩잡는 게 매'라고 소리치며 출사표를 던졌다. 추미애는 '사람 높이는 나라 만들 것'을 강조했다.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과 문재인의 '사람이 먼저다'에 이은 재탕·삼탕(三湯)의 울궈먹기식 진부한 아젠더를 들고 나왔다. "사람 높이는 나라 만들겠다"며 매처럼 피를 빨아먹겠다는 이전혈투( 泥田血鬪)는 앞뒤가 맞지 않는 악담이요, 헛소리일 뿐이다.
추미애의 등장으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선거 후보자는 무려 9명이나 됐다. 이쯤 되면 남도잡가 '새타령'의 한 구절처럼 '웬갖 잡새가 날아드는' 형국이다. 특히 추미애의 출마변(出馬辯)은 살벌하고 악랄하다. 당선보다는 특정인을 잡아족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한때 이정희라는 좌파성향의 대통령 후보가 "박근혜를 떨어뜨리겠다"며 험담을 퍼부은 것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추미애와 이정희는 같은 직종의 변호사이기도 하다. 스스로 잠룡보다 '꿩 잡는 게 매'라고 했으니 '매'가 추미애인 셈이다.
매는 맹금류다.맹금류는 육식성의 사나운 조류를 말한다.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갖고 목표물이 나타나면 잽싸게 낚아채는 독수리와 매, 부엉이 올빼미 등속이 맹금류에 속한다. 맹금류는 조류의 먹이사슬중에서 물어 뜯고 삼키는 기술이 최강인 잡식성 조류이다. 점잖고 이상적인 '봉황새'나 '붕(鵬)'이 되지 못하고, 목표물이 시야에 들어오면 순식간에 낚아채고 물어 뜯고 피를 보이며 먹어치우는 포식자(捕食者)인 매임을 자처한 것은 그 포악함이 잔인함의 극치라 할 수 있는 섬뜩함이 느껴지게 한다. 맹금류를 자처한 추미애의 그 살기(殺氣)등등함이 앞으로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예측불허이다.
추미애의 대통령 후보 출마에 대해 여권(與圈)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사실상 쫒겨난 추미애가 저러는 게 이해가 안된다"며 "윤석열에게 빛 쏘아주려는 사명감을 가지고 저러는 게 아니냐"며 비판했다.
용(龍)은 출세의 상징이다. 그래서 등용문(登龍門)이란 단어도 있고 '개천에서 용난다'는 속담도 있다. 잠룡이 아니고 '꿩 잡는 매'를 자처한 추미애의 매사냥이 얼마나 '피'를 흘리고 빨아먹게 할지 자못 궁금하다. "개천에서 용날 필요없다"며 청소년들에게는 붕어나, 가재, 개구리 등으로 살라고 해놓고서 정작 자기 자식들은 용으로 키우기 위해 '위조의 시간'을 가진 조국 전 장관이나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의 소유자인 맹금류 자처의 추미애가 선후배 법무부장관답지 않은 처신으로 국민의 좋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것도 묘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위조의 시간'과 '맹금류의 피칠갑의 시간'은 '법과 정의'나 '공정'과는 상치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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