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목선 귀순사건이 발생한 지 19일이 됐다. 정부합동조사반이 3일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은폐 및 축소 의혹은 해소되기보다는 오히려 증폭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발표된 국방부, 국가정보원, 해경 등 관련 기관의 북한 소형목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브리핑의 핵심은 ‘축소’ ‘은폐’ 의혹 조사결과였다. 청와대와 군 당국이 내놓은 그동안의 내용 재탕이었다. 북한 목선이 견제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입항한 '삼척항 방파제'를 '삼척항 인근'으로 발표한 것은, 군사보안상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로 지역을 구체적으로 발표하면 군의 해안경계 시스템이 일부 드러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애초에 '삼척항 방파제'를 '삼척항 인근'으로 발표하자고 제안하거나 제시한 주체가 누구냐? 하는 질문에 국방부 관계자는 “해경, 군 당국 등 유관기관이 협의한 것”이라고 답했다. 유관기관에 청와대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큰 틀에서는 청와대와 발표내용을 논의했지만 청와대는 삼척항 인근 표현에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청와대 개입 의혹을 해명하는 데 주력했다. 요약하면 “은폐는 없었고 방파제 대신 인근으로 모호하게 표현한 것은 경계시스템 노출을 피한 것”이란 것이다. 정부합동조사반의 조사 결과 발표에도 제기된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 특히 “유관기관이 협의만 하면 사실과 다르게 조작”할 수 있다는 답변에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북한 목선이 삼척항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방치한 것은 국가 해안안보가 송두리째 무너진 결정적 허점이다. 이런데도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비롯한 국방장관, 합참의장, 청와대 안보실장 등 국가안보 책임자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있다. 변명만 하고 있다. 관할 8군단장에 대한 보직해임과 청와대 안보2차장 등에 대한 경고, 그리고 관할 해양경찰서장 보직해임 등으로 얼버무리며 넘어갈 속셈인 것 같다.

이런 무책임한 문재인 정부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맡기고 있는 이 한심한 현실이 암담하게 느껴질 뿐이다. 북한 목선 한 척도 제대로 경계하지 못한 허수아비들이 핵폭탄은 어떻게 감당할 수 있단 말인가? 나이롱 안보여, 위험하기 짝이 없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