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의 2대 아킬레스건(腱)인 ‘북한 비핵화’와 ‘북한인권문제’에는 관심이 적은 것 같아 보인다. 오직 김정은을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등장시키고 북한을 도와 주기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북(美北)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체제를 보장받아 정상국가로 인정받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김정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일체의 언행은 삼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2차 남북정상회담 방명록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위위원장과 함께”라고 적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을 “조선민주주의공화국”이라고 직접 쓴 것은 처음이 아닌가싶다.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 아니고 그냥 “문재인”이 라고 썼으니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개인 문재인이 쓴 것인가? 또 북미(北美)를 북한식으로 조미(朝美)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조미”를 “북미”로 고쳐 녹취록에 남겼다가 말썽이 일자 다시 “조미”로 고치는 속임수를 보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남쪽에서 지지 높아졌다”고 덕담인지 아부성 발언인지 알수 없는 립서비스 하자 김정은이 “다행”이라고 답했다. 참으로 가관이다. 대한민국 국민 가운데 살인마 흡혈귀 김정은을 지지하는 국민이 어디 있단 말인가? 김정은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을 지워버릴 수 없다.

김정은과의 두 차례 만나 나눈 회담내용도 김정은이 듣기 싫어하거나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안(事案)에 대해서는 피해가거나 거론하기를 꺼리고 있다. 문제의 판문점 선언에서도 14가지의 내용을 포함시켰지만 세계인의 관심사인 북한인권문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고 우리가 강력하게 주장하는 ‘북한비핵화’가 아닌 북한 주장인 ‘한반도비핵화’만 끝부분에서 가볍게 한줄 남겼다.

4·27 남북정상회담 후 한 달 만에 판문점 통일각에서 김정은을 다시 만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 “친구간의 일상처럼 언제든 격의 없이 만나고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구간의 일상처럼 격의 없이 만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정작 김정은을 설득하고 주장하며 해야 할 말은 하지도 않는 정상회담은 실익이 없는 모양새만의 허상이 아닌가?

북한감옥에 억울하게 구속돼 있는 6명의 국민에 대한 송환문제는 물론 태영호 前 공사가 눈물로 호소한 북한주민의 노예해방에 대해서도 외면하고 있지 않는가? 트럼프는 그래도 김정은을 데리고 놀면서 북한 억류 미국인 3명은 일찌감치 데리고 갔고 싱가포르 회담 취소 발언으로 김정은을 X개 훈련시키듯 몰아붙이고 있지 않는가?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인권문제 외면에 대해 도쿄(東京)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북한인권운동가인 오가와 하루히사(小川晴久)는 “핵으로 인권을 덮어 버리는 것은 결국 북한의 의도대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가와 교수는 또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공부가 부족하다.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사람이 북한인권과 강제수용소에 대해 침묵하면 한국 민주화의 성과는 의미가 없다”고 조선일보 최보식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대통령의 행보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