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 황석영, 김미화. 이른바 "문화예술계블랙리스트"에 등장하는 면면(面面)들이 한마디씩 하고있다.제일 먼저 배우 문성근이 나섰고 다음으로 소설가 황석영과 개그우먼 김미화가 등장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난하며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상은 앞으로 그 진상이 밝혀지겠지만 "문화예술계의 블랙리스트"에 등장하는 이들의 언행과 주장에 대해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하면서 이들은 순수한 "문화, 예술인"들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방패로 앞세운 "문화예술 정치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먼저 배우 문성근은 배우로서의 연기생활보다는 정치지향적인 행보가 크게 앞서고 있다 민주통합당당대표권한대행의 경력과 함께 "부산북강서을"에서의 국회의원 출마, 그리고 적극적인 친노(親盧)활동 등이 대표적 사례들이다. 황석영 또한 그의 정치 행적(行跡)이 너무도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황석영은 25일 오전 "문화예술계블랙리스트진상조사위원회"에 조사신청서를 낸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광주항쟁기록, 방북이라는 전력 때문에 극우세력에게서 좌파다, 빨갱이다, 이런 비난을 받으며 거의 평생을 불온작가로 살아왔기 때문에 정권이 바뀐 지금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이 구차하게 느껴졌다." "인생의 귀중한 시간을 망명과 투옥 등으로 보내며 작품을 쓰지 못하고 허비하며 비주류로 살아왔다."

이같은 황석영의 발언은 크게 착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1989년 평양 제1차 범민족대회참가를 명분으로 북한에 밀입북(密入北)하고도 이를 망명(亡命)으로 주장하는 그 자체가 웃기는 것이다.

망명과 몰래 숨어들어 간 밀입북은 어휘상 격(格)과 차원이 다르다. 비주류(非主流)로 살아왔다는 주장도 자기홍보성 발언이다. 작가는 모름지기 작품으로 독자의 평가를 받는 것이지 작품도 쓰지못한 휴면작가가 주류, 비주류를 논하는 그 자체가 넌센스다. 어느 조직의 주도권을 장악하여 행사하는 권력을 주류라 한다면 정치적 행보나 하며 창작활동을 게을리한 작가가 비주류 운운하는 것은 과대망상일 뿐이다. 한국문단의 비주류란 말인가? 정치권의 비주류란 말인가?

국법을 어겨서 단죄(斷罪)받은 자가 투옥(投獄)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자가발전이요, 자기미화이다. 황석영은 블랙리스트피해자운운하기에 앞서 평양생활 4년 동안 과연 무엇을 했으며 대한민국과 국민에게 얼마나 큰 누를 끼쳤는지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니겠는가?

의적(義賊) "장길산"의 작가답게 이 땅의 어려운 민초들을 위해 황석영은 과연 무엇을 했으며 세습독재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의 주민들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했는지 반성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대통령의 조언자로 권력의 그늘에 서 있거나 평양의 수령으로부터 들은 공치사에 우쭐대는 어리석음은 없었는지? 황석영에게 묻는다.

김미화가 웃기는 것은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 그녀는 남을 웃기며 밥벌이를 해야하는 개그우먼이기 때문이다. 남을 웃기며 인기로 살아가는 김미화가 어찌하여 블랙리스트의 대상이 되었는지 궁금하다.

김미화는 또 2010년 4월 KBS의 내부방송심의보고내용을 문제삼아 "KBS블랙리스트존재"를 문제삼아 물의를 빚은 바도 있다. 김미화는 MBC라디오 프로그램 "세계는 지금, 우리는"의 진행자로 7년4개월을 한 뒤 진행자가 교체되자 정치적 탄압 운운하며 말썽을 부린바도 있다. 김미화는 여기서 지나친 주장을 했다. 방송프로그램진행자는 수시로 바뀐다. 특정인 한 사람이 평생동안 고정진행을 해야 한다는 보장은 있을 수 없다. 어째서 김미화 혼자만이 특정프로그램을 장기간 고정 출연해야 한단 말인가? 착각도 대단한 착각이 아닐 수 없다.

블랙리스트에 등장하는 이들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하나같이 본연의 직분을 벗어나 정치참여형 행태를 보이는 것은 그 이유가 무엇인지 자못 궁금하다. 앞으로 계속 나타날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면면 또한 비슷한 양태를 보이고 있음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본업을 저버리고 권력 주변을 기웃거리며 탈선하는 모습이야말로 너무 지저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