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을 '님'이라 부르리까, '놈'으로 부르리까? 대한민국 국회의원 여러분.

"님"은 존대하는 호칭이고 "놈"은 하대(下待)하는 표현이란 사실을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사실은 "님"이란 존칭도 "ㅇㅇㅇ의원"이라 부르면 그 자체로 이미 상대에게 예의를 갖춘 호칭이라고 봅니다. 굳이 "ㅇㅇㅇ의원님"하는 것은 겹존칭에 해당되는 것이므로 버리고 가야 할 유산이지요.

그런데 이번 국정감사장에서 "님"자를 붙이지 않고 "ㅇㅇㅇ의원"하면 증인들을 몰아붙이며 "국회의원을 무시하는거냐?", "국회를 모독하는 거야"하며 호통치는 바람에 출석 중인들을 아연실색하게 한 것, 잘 알고 계시지요? 국회의원이 장황하게 자기 주장만 늘어 놓다가 증인이 한마디하면 "당신, 날 훈계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는 촌극도 벌어졌지요.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국정감사나 회기(會期) 중에 방송 카메라가 나타나면 가만히 있다가도 갑자기 큰소리 지릅니다. 모를 것 같지만 국민들은 다 압니다.

국회의원들은 국회를 "民意의 전당"이니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즐겨 말하지요. 민의의 전당이나 민주주의의 상징은 국민을 불러다 놓고 호통치거나 비아냥거리는 것은 아니지요. 조근조근 따질 것은 따지고, 물어볼 것은 물어 보는 게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 바람직한 모습입니다.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의 평소 언행을 보며 "국회의원이면 다 국회의원인가? 국회의원 다워야 국회의원이지"하는 말을 자주 하지요. 국민의 심부름꾼인 국회의원이 잘못하면 국민으로부터 야단도 맞고 훈계받는 것도 당연하게 생각해야지요. 그게 싫으면 자중하시든가요.

국회의원다운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님"으로 부르지만, 국회의원답지 않은 배지만 달고 언행(言行)이 나쁜 국회의원에게는 그렇게 부르지 않지요. 상스러운 호칭이 불쑥불쑥 튀어 나오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겠지요. 듣기 거북한 호칭의 대상이 되는 국회의원이 많아지면 그것 자체로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위기이고 불행한 것 아닙니까?

요즘 국회의원들의 발언 내용이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 궤변들이 많아서 몇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피를 빨리어 사경(死境)을 헤매는 북한 동포들에게 "대한민국의 자유 터전으로 오라"고 한 희망의 메시지를 두고, "선전포고"라고 비난하는 야당 국회의원들의 말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슨 귀신 씨나락 까 먹는 소리인가요?

'정권교체 못하면 한강에 빠지자'고 한 야당 대표와 대통령病에 걸린 어느 정치인의 말은 또 무슨 소리입니까? "한강에 빠져 죽자"는 소리는 들어 봤어도 "한강에 빠지자"란 소리는 도대체 감(感)이 잡히지 않습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이라도 하면, 한강에 빠지기만 하고 죽지않고 살아 있다가 세 번째 출마를 또 하겠다는 건가요? 욕심이 너무 지나친 것 아닙니까? 야당 대표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을 두고 야당에 대한 탄압이요, 검찰은 권력의 시녀(侍女)라고 흥분하고 있던데 야당 대표는 법을 어긴 혐의가 있어도 손도 대지 말아야 합니까? 그처럼 고귀한 존엄(?)이란 말입니까? 염치없이 그런 소리를 국민을 향해 겁도 없이 함부로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야당 대표라면 모범을 보여야 되는 것 아닙니까?

국회의장 공관의 관용차 앞에 백화점 멤버십 출입증이 버젓이 부착돼 있는 것은 또 무슨 특권인가요? 국회의장 부인은 쇼핑하러 갈 때 관용차 타고 갑니까? 하나하나 물어 보자니 끝이 없네요.

국회의원님들께서 존칭을 듣느냐, 상스러운 호칭을 듣느냐는 국회의원 자신이 반칙과 특권을 내려놓고 얼마 만큼 국민 앞에 겸손하게 찾아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국회의원의 행동에 따라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에 대한 호칭은 달라질 것입니다.

국회의원 제위(諸位)! "님"이라 부르리까? "놈"으로 부르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