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구레한 일에 열을 올리면 큰 일을 하지 못합니다. 섭섭하고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친정집 험담은 하지 않는 것이 시집간 딸들의 언행이고 바른 예절입니다. 굵직굵직한 정치적 사건의 배후설(背後說)에 자주 등장하는 조응천(趙應天)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궁금해서 그의 블로그를 방문했더니 경력이 의외로 다양했다.

조 의원은 1986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사법연수원을 거쳐 대한민국 검사가 된 뒤 2000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 민정수석실 행정관, 2006년 법무부장관 정책보좌관, 노무현정부 부패방지위원회실태조사단장,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장 특별보좌관, 2013년~2014년 박근혜 정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2016 4월 대한민국 국회의원(더불어 민주당)에 당선, 금배지를 가슴에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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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검사란 자리만 해도 권력자요, 그 역할이 어마무시한데도 역대 정권을 넘나들며 검사보다도 더 높은 권좌에 있었으니 권력지향적인 조 의원의 능력과 행적이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이러한 보직을 넘나들었다면 행실이 진중하고 입이 무거울 법도 한데 어찌하여 굵직굵직한 사건마다 주인공도 아니고 배후설 조연 인물로 자주 등장하는가요?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블로그에 보면 조 의원은 언제나 국민 편이란 구호가 선명하던데, 조 의원은 진정 언제나 국민 편이 아닌 언제나 조응천을 위한 출세가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 것은 아닌지 물어봅니다. 그리고 배후설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의심을 받는다는 것 아닙니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의심을 받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똑똑하고 눈치 빠르다는 평판을 받았을지는 몰라도 충신(忠臣)이란 소리를 듣지 못했을 법도 하네요. 충신은 불사이군(不事二君)이라 했는데 성격이 다른 역대 정권을 넘나들며 권좌를 유지했으니 그런 소리를 들을 법도 하지요.

조 의원이 배후인물로 등장한 사건만 하더라도 정윤회 문서유출, 우병우 비리의혹,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조선일보 기자와의 SNS 사건 등 세인의 관심사가 아니었습니까?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나서 처음으로 터뜨린 것이 문화방송 보도본부장 金 모 씨의 성희롱 발언이지요? 조 의원의 작심발언은 오발탄(誤發彈)이 되고 말았습니다. 보좌관의 실수라고 변명하고 일단 발뺌을 하긴 했지만 국회의원으로서 해서는 안될 가벼운 처신이었고 실패작이었습니다.

조 의원은 자신이 배후설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시선 흐리기'와 '물타기용'이라고 Jtbc와 Tv조선 등에 출연해서 주장했지요?. 최근에는 대통령의 추석 선물이 다른 국회의원에게는 전달됐지만 자신은 받지 못했으니 후원금이라도 보태달라는 내용의 SNS를 날려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지요? 그러나 자신에게만 가지 않은 것이 아니라 배달의 시차(時差) 때문이었다는 청와대의 해명이 있었지요? 자질구레한 일에 열을 올리면 큰 일을 하지 못합니다.

조응천 의원, 빨리 무엇을 한 방 터뜨려 세인의 관심을 끌고 싶습니까? 그렇게 조급증을 내는 것은 조 의원의 경력에 비해 걸맞지 않은 처신이오, 그렇게 언행을 가볍게 하면 재승박덕(才勝薄德)이요, 경박(輕薄)하다는 평을 듣게 됩니다.

공자께서는 50대의 연륜을 지천명(知天命)의 세대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하늘의 명령을 이제 알 만한 나이가 되었다는 뜻이지요. 조 의원도 1962년생이면 이제 55세의 나이이니 지천명의 세대가 아닙니까? 더구나 이름이 응천(應天)이니 하늘의 뜻에 따라 맞추어대답하거나 행동을 하셔야지요. 그렇게 하시는 것이 큰 뜻을 이루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섭섭하고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친정집 험담은 하지 않는 것이 시집간 딸들의 언행이고 바른 예절입니다. 역대 네 분의 임금을 모셨으면 그만한 인내와 참을성은 쌓았으리라 믿습니다. 그래도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면 수양(修養)을 더 하셔야지요. 그래야 조응천 의원의 앞날에 서광이 비치지요. 조 의원 잘 지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