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영장 발부받고 지명수배 중인 업자의 格을 높여준 부산일보 오늘 부산일보는 사회면에 다음과 같은 기사를 실었다.

"부산 해운대구의 초고층 주상복합단지 시행사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이 회사 최고위 인사의 수행비서를 구속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조용한)는 22일 해당시행사 최고위 인사 수행비서인 강모(45)씨를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했다."

이 기사에서 말하는 시행사는 LCT란 회사이며 '최고위 인사'는 LCT의 실제 소유주인 이영복 청안건설 대표이다. LCT는 해운대 미포에 101층짜리 등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 3개棟을 건축 중이다. 이 과정에서 LCT가 금융권으로부터 부정대출을 받고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포착되어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영복 씨는 '부산판 수서사건'으로 불리며 2002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다대·만덕사건'의 핵심인물이다. 이번에 LCT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지자 그의 이름은 이미 일부 매체를 통해 다시 세간에 알려졌다. 현재 이영복 씨는 도피 중이며 검찰은 그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지명수배한 상태다(조선닷컴 8월12일자 보도 인용).

문제는 이 매체가 기사에서 쓴 '최고위 인사'라는 표현이다. 연합뉴스와 에너지 경제 등도 '최고위 인사'라고 보도했다. 기사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 '최고위 인사'라는 표현까지 쓰며 지명수배 중인 업자의 格을 높여주는지 이해가 안 간다. 實名(실명)을 밝히기 어려우면 회사 대표 또는 회사 사장(회장)이란 직함을 쓰면 된다(※참고로 이영복 씨의 실명은 이미 他 매체가 여러 차례 보도한 바 있음).

이렇듯 부산일보 기사만 보면, 독자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없다. 더 미궁으로 빠져든다. 왜 이렇게 표현해 독자들의 궁금증만 더하는가?

체포영장이 발부된 사람을 굳이 '최고위 인사'로 포장한 것을 보면, 여러 의심이 든다. 그중 하나가 LCT로부터 광고비 등 신세를 진 언론사가 업자에게 베푸는 일종의 예의(또는 물타기)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다. 게다가 부산 지역 일부 상공인들까지 李 씨의 구명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이런 정황으로 보아 LCT 사건에 언론은 물론, 부산의 유력 인사들까지 관계되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검찰 수사를 예의주시한다. 철저한 수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