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는 대통령 재임 중 朴 대통령의 업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렇다면 박지원의 생각도 달라져야 한다! 1999년 5월, DJ는 대구광역시 업무보고 후 故 신현확 前 국무총리 등 박정희기념관건립 추진위원 32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DJ는 박정희 前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털어 놓았다.

“나는 정치적으로 박 대통령을 반대했지만 사람 박정희를 미워하지 않았다. 나도 인간이기에 과거의 政敵(정적)을 증오까지 했으나 그것을 넘어 추모하고 기리는 사업을 협의하는 자리에 오게 되니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박 대통령에 대한 찬반은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 나는 민주주의가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 대통령은 경제가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와서 보니 두 가지를 병행해야 했다.”

DJ는 또 “公人의 삶은 전부 다 박수받거나 전부 다 비판받을 순 없다”면서 “박 대통령은 6ㆍ25 이후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우리도 하면 된다. 서구국가처럼 된다. 큰 공장을 짓고 우리 물건을 만들어 세계에 팔 수 있다. 고속도로도 놓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간 대한민국 대통령에게는 가슴 아픈 일만 있었는데 박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속에서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역사에서 재평가받아야 한다”고도 했다.

DJ는 “미국인은 대들보같은 지도자로 워싱톤, 제퍼슨, 링컨, 케네디를 꼽고 있다. 우리는 미국보다 훨씬 긴 역사를 갖고 있으면서 위대한 지도자로 세종대왕, 이순신 정도만 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제 박 대통령은 역사에서 존경받는 지도자라고 국민에게 알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 그러는구나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박정희기념관 건립은 진심”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1992년 대선을 앞두고 DJ는 박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며 “사후에라도 박 대통령과 화해하러 왔다”는 말도 했었다.

이 같은 DJ의 언행에 대해 <조선일보> 홍준호 논설위원은 7월18일字 자신의 칼럼(‘김대중이 뒤돌아 본 박정희’)에서 “DJ는 훗날 자신에 대한 역사의 평가를 염두에 두고 박 대통령을 자리매김하려 했던 것 같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제 DJ의 영원한 心腹(심복) 박지원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박지원은 왜 자신의 믿고 따랐던 DJ의 생각에 배치되는 不敬(불경)을 저지르고 있는가? 박지원은 그의 말이 틀렸다는 것인가. 박근혜 의원을 가리켜 ‘유신 독재자의 딸’이니 ‘박근혜 캠프는 역사顚覆(전복) 캠프’라며 험담만 늘어놓는건 비겁하다. 저축은행 관련 醜聞(추문)으로 심기가 불편하겠지만 DJ의 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 정도는 한 번 음미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